제주성 훼손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셈인가
제주성 훼손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셈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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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인 제주는 우리나라 타지방에서 볼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의 성곽 축조가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다. 섬 외곽 해안변을 중심으로 조성된 환해장성이 그나마 규모가 큰 편에 속하지만, 이 또한 타지방에서 축조된 거대한 성곽들과 비교할 때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 된다. 그나마 제주에 축조된 옛 성을 꼽으라면 대표적인 게 1971년 8월 제주도지정 기념물 3호로 지정된 제주성이다. 이 제주성은 제주의 과거 험난했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말 그대로 ‘역사의 터’다. 제주성은 원래 약 3.2㎞에 걸쳐 축성됐으나 현재 오현단 인근에 복원된 130m 구간을 포함해 300여m만이 간헐적으로 남아있다.

그런 제주성이 균열과 바위 이탈, 훼손 등이 가속화 되면서 붕괴우려가 나온다. 물론 이는 어제 오늘 발생한 게 아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 수년 전 제주성 치성(격대)에 발생한 배부름 현상이 지속된 결과로, 최근 축구공 크기 바위가 탈락하는가 하면 성벽 균열이 심화하는 데다 크고 작은 바위 틈새에는 누군가 무단으로 작은 돌을 끼워 넣는 등 또 다른 훼손이 일어나고 있다. 치성은 성벽에 달라붙은 적병을 측면에서 공격하기 위해 돌출시켜 쌓은 부분이다.

제주성지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제주성 치성 정면의 우측 하단에 있던 지름 20㎝ 이상 크기 바위가 최근 성벽에서 빠져나왔다. 빈 공간에 상대적으로 작은 돌멩이 7개가 채워져 있다. 배부름 현상으로 치성 양측 성벽의 바위들이 수직으로 벌어지는 균열도 심해지고 있다. 균열 지점을 중심으로 바위들이 벌어진 틈을 따라 기존에 없던 자갈 크기 돌멩이들이 끼워진 상황도 목격된다. 주민‧관광객 등 행인이 무단으로 돌을 집어넣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당국은 지난해 제주성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주성은 말 그대로 제주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담고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제주시 중심지에 자리해 제주시민들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관계 당국은 붕괴위험이 제기된 만큼 신속한 복구대책을 세워야 한다. 만에 하나 성이 붕괴 된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꼭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도 제주성 훼손을 막을 대책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이번 기회에 장기적으로는 제주성을 확장 복원하는 문제와 이 곳을 관광자원화 하는 문제 등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역사와 공존하는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제주가 훼손되는 지금의 제주성을 보고만 있어선 안 되는 첫 번째 이유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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