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과 심방, 제주인 담아낸 ‘소박한 성소’
신당과 심방, 제주인 담아낸 ‘소박한 성소’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03.22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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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가 강건, 최근 사진집 ‘소박한 성소’ 발간

제주지역에서 활동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강건이 최근 사진집 ‘소박한 성소’를 발간했다.

이번 사진집 발간은 강 사진가가 2014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도 전역에 세워진 350여 개 신당 중 189개 신당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들 중 96점이 엄선돼 수록됐다.

강 사진가의 사진집은 크게 ▲신당 ▲당굿으로 나뉜다.

신당 사진은 공간감과 사라져 가는 현재 모습에, 당굿 사진은 단골들의 염원과 공동체 문화를 드러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

도내 신당들은 바닷가의 너른 바위와 동굴, 덤불 숲, 개인 소유의 밭, 학교까지 다양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동부지역은 아직 영등굿과 마불림제, 신과세제 등 마을굿이 공동체 문화로 많이 보전돼있고, 서부지역은 마을굿이 천주교 도입으로 많이 사라졌으나 독특한 형태의 신당들이 발견돼 강 사진가의 주요 촬영지가 됐다. 서귀포시와 제주도 부속 섬 신당도 소개된다.

신당에서 단골(신앙민)과 심방들이 함께 진행한 ‘당굿’에는 제물을 차려 모여드는 단골들의 간절한 바람과 기원, 구성원 모두가 함께 벌였던 춤판과 놀이판 장면 등이 담겨 있다.

당굿 사진은 신당 사진들 중간에 배치돼 제주인의 염원이 한 데 모여 신성한 공간이 되고, 제주인의 마을에 대한 귀속감과 생활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게 했던 근간임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집 곳곳에는 제주어 및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표현들이 수록됐고 책 끝에 어휘풀이를 두며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책 끝에는 사진가가 찾아간 신당 배치도도 수록돼 제주도 신당의 분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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