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황금 불탑’의 땅에 첫 발
찬란한 ‘황금 불탑’의 땅에 첫 발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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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부. 최대의 불교국 미얀마를 찾아서(1)
양곤의 명지인 쉐다곤 파야. 미얀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사원 가운데 하나로 ‘쉐’는 황금, ‘다곤’은 언덕이란 뜻이다.
양곤의 명지인 쉐다곤 파야. 미얀마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사원 가운데 하나로 ‘쉐’는 황금, ‘다곤’은 언덕이란 뜻이다.

■ 거대 불탑 곳곳에

지금까지 동·서 티벳, 몽골, 중국, 인도, 투바공화국 등의 오지 지역을 다녔습니다. 나라마다 특색있는 오지가 많아 그런 지역을 답사해 보려고 애를 쓰지만 혼자서는 도전하기 힘들어 엄두도 못 내는 곳도 많습니다. 

이번에는 세계 최대의 불교국가라는 미얀마를 찾았습니다. 애초 미얀마 소수 민족이 사는 지역을 돌아보려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관광지 같은 오지를 다녀왔습니다. 

‘버마’로 더 친숙한 미얀마를 가기 위해 인천에서 비행기를 탔습니다. 태국 방콕까지 6시간, 다시 4시간을 기다려 미얀마 수도 양곤까지 1시간 더 가니 밤이 됐습니다. 경비를 아끼려면 싼 항공편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항상 여행지에 도착하면 한밤중에 숙소를 찾게 됩니다. 

길거리 음식점에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해결하고 숙소에 도착하니 파김치가 됐습니다. 그러나 처음 본 미얀마의 풍경에 마음은 설렙니다. 치마를 입은 남자들, 얼굴에 하얀 가루를 바른 사람들, 밤이라서 많은 것을 볼 수는 없었지만 숙소까지 오면서 본 거대한 불탑들은 이 곳이 세계 최대의 불교국가라는 것을 실감케 했습니다.  

1월의 밤인데도 이 곳은 무척 덥습니다. 어떻게 밤을 보냈는지 새벽같이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이슬비가 내립니다. 숙소 인근 공원을 찾았는데 이른 새벽에도 많은 사람이 나와 운동을 하거나 기체조를 하고 있습니다. 마치 중국의 어느 도시와 같은 모습입니다.

오후에 만달레이로 가기 때문에 오전에 양곤을 둘러보자고 마음먹고 시내를 도는 기차를 탔습니다. 기차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움직이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차가 관광자원이 된답니다. 시내를 돌며 이 곳 서민들 삶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이용한답니다.

기차는 아주 천천히 가면서 곳곳에 정차해서 철로 변 마을과 그 곳 주민의 생활상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차 안에서 각종 음식을 파는 현지 여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던 것은 생각 외의 수확이었습니다.

양곤 시내를 돌아다니는 낡은 기차.
양곤 시내를 돌아다니는 낡은 기차.

만달레이까지는 야간 버스를 타기로 해 터미널로 향하는데 오후가 되니 시내에 차량이 많아져 정체가 빚어집니다. 우리 일행을 태운 차량 운전사가 다급하게 샛길을 돌고 돌아 다행히 제시간에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그간 여행하면서 야간 열차는 자주 탔지만 야간 버스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 새로운 느낌이 들었는데 그 것도 잠시뿐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에어컨에서 찬 바람이 쌩쌩 불어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에어컨을 좀 꺼달라고 얘기했지만 안 된답니다. 껴입을 옷은 가방 안에 있어 밤새 추위에 떨 수밖에 없었답니다. 이 곳 사람들은 에어컨을 틀어야만 잠을 청할 수 있답니다.

■ “현지 먹거리 이야기도…”

오전 5시30분 만달레이에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고 인근 시장을 찾았습니다. 해가 뜨려면 이른 것 같은데 벌써 시끌벅적합니다. 여러 부족의 고유 의상 차림과 장사를 하는 상인들 모습이 참 새로웠습니다. 어느 나라든지 시장 풍경은 생기가 넘칩니다. 다른 나라, 민족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은 여행 중 가장 즐거운 순간이랍니다. 

한참 촬영하다 보니 허기가 집니다. 생각해 보니 어제 저녁 식사를 너무 간단하게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한 노점에 들러 눈치껏 주문을 했는데 다행히 아주 맛있는 음식이 나와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미얀마 음식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한 오지 기행 애독자가 “왜 현지에서 먹는 음식 이야기를 안 하느냐”고 문의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여행할 때 특히 오지 지역에서 먹는 이야기는 가장 큰 관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현지 음식 이야기도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大기자>

기차 안에서 현지 여인이 각종 먹거리를 팔고 있다.
기차 안에서 현지 여인이 각종 먹거리를 팔고 있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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