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 사라진 제주의 봄
웃음꽃 사라진 제주의 봄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20.03.19 1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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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성종실록(成宗實錄)은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 경칩이 벌써 보름전이다. 오늘(20일)은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인 춘분(春分)이다.

봄기운이 만연해 져야 할 시점인데 현실에선 봄이 안 보인다. 코로나19가 가져 온 결과다. 제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나는 나날의 연속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생소한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겨난다. 이런 현상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사회적 거리두기’다.

이젠 결코 낯설지 않은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란 사람들이 모이는 일체의 사회생활을 자제하는 행위로 나타났다. 거리를 둔다는 것은, 전염병 감염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만큼의 거리를 만들어 방역한다는 뜻이다.

아직도 이 바이러스를 박멸할 방법을 찾지 못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격리’다. 사람 사이를 떼어놓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에선 이에 기대어 전염병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게 최선일 수 있다.

‘감염의 거리’를 늘려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자는 고민의 결과물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경제 타격

물론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제주는 대한민국 어느 곳 보다 코라나19의 직접피해가 심한 곳이다. 이는 제주의 산업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제주는 다 아는 것처럼 국제적 관광지다. 제주의 인구보다 20배 이상 많은 연간 1500만명 내외의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산업구조가 서비스업으로 상징되는 관광산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런 관광산업의 중심은 관광객이다. 그런데 코로나19가 관광객들의 발목을 잡았다.

직격탄을 맞은 도내 관광업계는 급감하는 예약률이 회복하지 않으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맞고 있으며, 중소기업과 전통시장, 건설업, 외식업계 등 경제 분야 대부분의 경기 지표들도 모두 부정적으로 나온다.

상황은 하루가 멀다고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지지만, 이를 막거나 보완할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모두 명심보감 같은 원칙론만 되풀이 한다.

외출 자제와 사람 간 접촉 최소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활성화될수록 소비 위축에 따른 지역경제 타격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결국 방역과 경제 활성화 사이의 딜레마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 이 요구되지만 말처럼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도민들 생존의 위기 ‘특효약’ 없어

“코로나19 사태는 사람들의 소득 위기이자 생존 위기다. 사람이 버텨야 기업과 경제가 버틴다.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해 달라.”

이른바 재난기본소득이 떠오른다. 제주도의회 김태석의장 또한 지난 17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 380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재난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의회와 함께 숙의해 줄 것을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요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사회가 개인에게 일정한 소득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재난기본소득 취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물론 총선을 앞둔 ‘표풀리즘’이라고 폄훼할 수 있지만, 정부라는 거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개의 구성원들이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파국은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5000건에 육박하는 정부의 권한을 이양 받아 ‘특별자치도’라는 이름의 지방정부인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렇다 할 처방전을 내놓지 못한다.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면, 결단과 용기가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창밖 봄이라는 계절의 공간에는 봄꽃이 연이어 꽃망울을 터뜨리는데, 그 공간을 마주하는 사람들 사이엔 웃음꽃이 사라진 제주의 봄이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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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한 2020-03-20 00:48:40
유교문화 24절기 춘분. 2020년 3월 20일(음력 2월 26일)은 춘분(春分)임. 보통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은 날로 언급되는 날입니다. blog.daum.net/macmaca/2928

한국인은 행정법상 모두 유교도.주민등록에 조선성명인 한문성씨,본관 의무등록. 동아시아 유교국가(중국,한국,베트남,몽고. 신생국가 대만,싱가포르)에는 하느님(天),계절신,산천신,조상신,공맹숭배,한문성씨.본관, 한자,삼강오륜,인의예지신,충효,관혼상제,한자,명절등이 수천년 체화되어 現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