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하는 제주특별자치도, 핵심은 분권과 자치력
부러워하는 제주특별자치도, 핵심은 분권과 자치력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1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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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의.제주도 지방자치분권협의회 위원·도의원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제주특별자치도를 부러워한다. 제주도만큼만 해줘도 좋겠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1월 9일 국가 사무의 지방 이양을 위한 지방이양일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제주특별차지도의 분권 실험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듯하다. 

그런데 정작 제주도는 ‘특별한 분권과 자치실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을까.

첫째, 분권적 차원으로 보면 4개 기초자치단체를 폐지해 제왕적 도지사를 만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은 총 481조로 구성돼 있다. 개별 법률의 위임사항을 망라하다 보니 법체계가 매우 복잡하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이러다 보니 도지사의 권한은 막강해졌다. 재량권이나 인허가권도 일원화됐다. 규제 완화를 전제로 투자 유치를 해오다 보니 제주도 현안은 엉킨 실타래처럼 풀어가기 어려워졌다. 

둘째, 자치권 측면으로 보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개발 광풍에 땅값은 치솟았고 마을은 편하지 않다. 

마을의 재산이 많아지니 원주민 자격을 따지고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도로는 개인 소유를 주장하며 가로막기 일쑤다. 환경기초시설을 만들거나 증설할 때 필요한 주민 협의는 갈수록 어렵고 시설은 과부하가 걸린 지 오래다. 도로 확장이나 대규모 개발 사업은 마을부터 찬·반이 나뉘고 전국적인 이슈가 되기도 한다. 

이제 제주특별자치도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때다. 더 늦기 전에 ‘리셋’을 누르고 제주도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다양한 도민의 의견 수렴과 방안을 찾고 중재와 타협, 조정의 경험을 통해 진정한 ‘분권과 자치력’을 키워야 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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