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재난 파고, 제주광어 품질 등급화로 극복
역대급 재난 파고, 제주광어 품질 등급화로 극복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1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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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진 제주대 수산생명의학전공 교수·논설위원

지금 우리나라에서 광어는 역대 최악의 시기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 광어 생산의 약 60%가 제주에서 생산되기에 제주는 그 심각성이 더하다.
광어는 한 때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횟감으로 국민생선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제주광어는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돼 일본에 연간 2000t이 수출됐고 북미의 미국과 캐나다까지도 수출이 진행됐었다.
하지만 양식광어의 질병 문제, 품질저하, 소비자 입맛의 변화, 경쟁 횟감인 노르웨이산 연어와 일본산 방어의 수입 증대 등이 현재의 광어 산업을 멍들게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광어를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감소하는데 비해 생산량은 여전히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경제 논리로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이다.
이대로 대한민국의 광어산업, 그리고 제주의 광어산업이 무너져 버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양식광어는 우리나라 전체의 양식산업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제주의 수산업을 지탱하는 버팀목이기에 이대로 광어산업이 무너지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필자가 오래 전부터 제주대학교 수산생명의학전공 연구실에서 광어를 먹었을 때 우리 몸의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광어를 먹게 되면 대부분의 가식부를 차지하는 근육 단백질이 소화돼 다양한 펩타이드들이 만들어진다.
이 펩타이드가 우리 몸에 혈관의 수축을 억제하고 혈관 확장을 유도해 혈압을 조절한다는 결과를 얻게 돼 국제저명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으로 발표했다.
광어는 담백한 맛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건강까지도 챙겨주는 더없이 고마운 수산물인 셈이다.
필자가 고민하고 있는 광어 회생은 어찌보면 간단한 것으로부터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바로 양식광어를 축산물처럼 등급화하는 것이다.
광어의 안전한 생산과 품질의 고급화를 기준으로 등급화해 부가가치가 높은 활어로 공급하는 광어는 최고 1등급 광어로 분류를 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몇 단계로 등급화할지, 활어로 소비되는 수준은 어느 정도의 등급으로 해야 할지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연구기관이 협의를 해서 정해야겠지만 광어를 등급화하는 것만이 광어에 돌아선 소비자들을 다시 돌려세울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양어장 대표에게 친환경 양식 생산과 고급 횟감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의논한 적이 있다. 그 때 양어장 대표는 그렇게 생산하면 좋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좋은 품질의 광어에 대해 인정을 해주지 않고 동일한 가격으로 밖에 팔지 못 하게 되니 결국 시장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날의 광어 품질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광어가 아무리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는다고 해도 여전히 우리나라 최고의 횟감이며 최고의 양식 어류로 꼽힌다.
가격은 소비와 공급 사이에서 결정되는 것은 맞지만 그런 가운데 좋은 품질, 안전한 제품, 믿을 수 있는 제품은 제 가격을 받게 되고 차츰 저품질들은 도태돼 생산지에서는 자연스럽게 고급 광어를 생산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질 것이다.
광어를 하루빨리 등급화해 예전의 맛있는 광어로 회복되는 것만이 외면받는 광어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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