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보는 코로나19
한의사가 보는 코로나19
  • 제주일보
  • 승인 2020.03.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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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한의사

코로나19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가 비상이다. 이런 전염병은 고대 이래로 계속 존재했고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것이다. 한의학에서도 오래 전부터 상한론·온병학 등의 이론이 있어 전염병을 연구하고 치료해 왔다. 백신과 항생제의 개발로 한의학 치료는 뒷전으로 밀려났지만 아직도 항생제가 듣지 않고 자연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TV를 보다보면 의료진들이 방호복을 입고 진료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인체에도 방호복의 작용을 하는 보이지 않는 기()의 흐름이 있는데 이것을 한의학에서 위기(衛氣)라고 한다. 이것은 최전방에서 각종 병균에 저항하기도 하고 피부를 따뜻하게 한다.

코로나19는 주로 인후통과 마른 기침, 발열 등 증세를 가진다고 한다. 한의학의 치료법을 그대로 도입해서 설명해보자.

잠복기 단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사기(邪氣)와의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해도 누구나가 증세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위기(衛氣)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면 증세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감염 초기 단계에서 오한 발열·신체통·두통이 있을 것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면서 땀을 낼 수 있도록 한다. 갈근탕·마황탕·패독산 계통을 쓰게 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마른 기침과 인후통·발열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한사(寒邪)가 열사(熱邪)로 변하면서 조직이 상하고 정기(正氣)가 고갈된다. 손상된 정기(正氣)를 보하고 조직 손상으로 생긴 열을 식혀야 한다. 그래야 사기(邪氣)가 있을 수 있는 환경이 사라진다. 약재로는 금은화, 상백피, 지골피, 맥문동, 형개, 연교, 패모 등을 쓸 수 있으며 처방으로는 형개연교탕, 금수육군전, 청상보하탕, 사백산, 황금탕 등을 증세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위기(衛氣)란 사기(邪氣)와 싸우는 보호막과 같은 기()의 흐름이라고 했다. 어떻게 하면 위기(衛氣)가 튼튼해질까? ()가 건강하면 피부가 튼튼하고 심장(心臟)이 건강하면 구석구석 피를 보내줄 수 있으며 간()이 건강해야 근육에 따뜻한 온기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비장(脾臟)이 건강해야 기육(肌肉)이 윤택하며 신장(腎臟)이 건강하면 기운을 보충한다. 위기(衛氣)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오장이 튼튼하고 정서적으로 안정이 돼 있어야 한다.

감염자와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고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입도 자주 헹궈야 한다. 술 담배 피하고 맵거나 짠 음식을 금지해야 하는 것은 열을 조장하고 점막이 건조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강차, 계피차, 귤피차 등을 자주 마시면 피부를 따뜻하게 하고 위기(衛氣)를 강화하는 작용이 있어 감기 예방효과가 있다.

의학과 문명이 많이 발달했지만 온 세계가 감기 치료로 쩔쩔매고 있다. 젖어있으면 말려주고 뜨거우면 식혀주는 방식의 단순하면서도 자연적인 치료법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방이 분리돼 있는 의료 체계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제주일보 기자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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