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병 사교육비 증가, 정말 대책 없나 
망국병 사교육비 증가, 정말 대책 없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12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이 증가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8000원으로 전년보다 2만6000원(11.2%)이 늘었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교가 28만1000원으로 6만3000원이 증가했고 중학교는 29만8000원으로 1만6000원 늘었다. 초등학교는 22만8000원으로 1만3000원 증가했다.
제주지역 사교육 참여율도 71.2%로 전년보다 2.8% 포인트 상승했다.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들을 제외할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5만7000원으로 올라간다. 한 과목당 20만~30만원이 넘는 학원비를 고려할 때 이러한 통계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실제로 월 100만원 이상 지출하는 이들이 상당하다.
치솟는 사교육비는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툭하면 바뀌는 입시제도 때문에 불안해진 부모들의 사교육 열풍이 식을 줄을 모르는 탓이다. 이렇게 초·중·고 가릴 것 없이 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는 것은 학부모들의 학원 의존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같은 사교육비 증가로 학부모 등골이 휘는 것은 물론이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사교육이 공정 경쟁을 가로막고 있다.
도내 초등학교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82.1%로 2018년 77.2% 보다 4.9%포인트 증가했다. 초등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다는 이 통계는 우리 사회의 비정상적인 교육 체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결과이다.
소득 격차에 따른 계층간 사교육비 지출 규모의 차이가 유발한 교육 불균형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날 가능성이 희박한 세상이다.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다 보니 학부모들이 사교육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교육을 제대로 해서 사교육을 줄이는 것이 최상의 방안이다.
하지만 학교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다. 방과 후 학교가 운영되지만 전반적으로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학교와 교육청이 취약계층 학생들의 방과 후 자기 학습 환경을 개선하거나 사교육을 대체할 수 있는 교육콘텐츠를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사교육비 부담은 소비 활성화와 가장들의 은퇴 준비의 걸림돌이 되는 등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망국병 사교육 치유를 위해 제주도 교육당국은 신뢰받는 교육현장 구축에 나서주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