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무진한 콘텐츠 보고 'ICT'…농촌이 변화 주도해야
무궁무진한 콘텐츠 보고 'ICT'…농촌이 변화 주도해야
  • 뉴제주일보
  • 승인 2016.03.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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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① 지난해 열렸던 서울대-제주대 개방형 ICT 인력양성 IoT(Internet of things) 해커톤 워크숍 ② 스마트폰을 이용한 마을 관광 안내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③ 필자가 농식품공무원교육원에서퇴직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귀농·귀촌에 대해 강의하는 모습. ④ 귀농·귀촌인들이 농촌 알아가기 체험을 하는 모습.

완연한 봄이다. 온갖 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새로운 움들은 힘차게 대지를 뚫고 새로운 결실을 잉태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모습이 지난 겨울 한없이 힘들었던 우리네 농촌과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일구게 해준다.

농촌마을 가치 함양을 위한 각 마을들이 새로운 사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최첨단 인공지능과 마을 사업이 접목되는 새로운 모습과 귀농·귀촌인이 제주에서 어떻게 제주 사람이 되어가는 노력을 하고 있나 조명해 보고자 한다.

지난 3월 초 지구촌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로 시선이 집중됐다. 대한민국의 천재 청년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세기의 대결은 엄청난 충격과 두려움 그리고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

IoT(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지만 우리는 주의 깊게 생각지 않았던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스마트 팜 또는 스마트홈 등 이미 우리는 그 매커니즘이 없으면 불편함을 느낄 정도임에도 그것이 최첨단 ICT(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기술이라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필자는 적어도 작년까지는 농촌은 가장 인간다운 아날로그(Analogue)적 사고가 끝까지 유지돼야 할 공간이라고 힘주어 주장했었다. 힐링을 전제로 한 여행 또는 농촌체험관광 만큼은 쇳소리가 날 것 같은 디지털(Digitel) 세계와는 별개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을 바꾸게 해 준 몇 가지가 있다. 지난해 말 서울대학교와 제주대학교의 컴퓨터 관련 학과 학생들이 함께 했던 IoT 해커톤 워크숍을 참관하면서 개안을 하게 된 것이다. 농촌에 다양성과 편이성을 접목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제주대학교 컴퓨터 영재들이 ‘파닥 파닥’이라는 온라인 수산시장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서 바로 답을 찾았던 것 같다. 제주도 농촌마을의 숨어있는 역사와 문화, 농산물, 각종 체험 등을 보여줄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흥분을 억누를 수 없었다. 하지만 만들어진 길을 찾기는 힘들었다.

다행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ICT 창조마을 시범사업 공모를 발표하면서 제주도 농어촌마을에도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고 여겨진다. 이미 내륙지방의 농촌마을들 가운데 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 대상 마을에서는 방문고객들에게 농촌마을의 다양한 체험 관광 상품·서비스들을 비콘(근거리 무선통신·Beacon)을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제공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제1산업인 제주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고 공급자도 이에 걸맞은 준비를 꾀하고 있다. 특히 기업형 관광지에서는 다양한 ICT가 사업장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 농촌마을은 이러한 ICT 분야에서 소외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충분히 준비가 된 일부 마을들은 마을체험 관광 안내 서비스, 지역 농특산물 및 6차산업 생성물 홍보, 무인 판매시스템, 농업 분야의 스마트팜 시스템, 뿐만 아니라 초고령화 되어가는 농촌마을의 어르신들을 위한 독거노인 응급관리시스템 등등…,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ICT 사업은 단순히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농촌에서 새로운 유형의 산업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다만 그에 걸맞은 농촌 상품 공급자들의 철저한 준비가 담보돼야만 마을 가치를 함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 농촌이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가능성과 기회는 항상 열려있다. 최근 제주도 이주 열풍이 거세다. 2015년 제주지역 순유입인구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출인구를 뺀 제주지역 순유입인구가 무려 1만4000명을 초과했다.

거의 매일 40명 정도가 제주로 순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들 중 상당수가 제주도의 농어촌을 찾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이주민은 귀농보다는 귀촌을 선택해 농촌에서 제2의 삶을 꿈꾸고 있다. 다행히 제주 농어촌에는 은퇴한 사람보다는 30~40대 젊은층에게 매력 있는 지역으로 부각돼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정착하고 있으며, 이는 제주 농어촌의 새로운 에너지가 될 것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도시 소비자적 시각은 농촌 공간의 풍광을 바꿔 놓고 있고, 우리가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그들이 정착하고자 하는 곳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하면서 우리 농촌 상품의 격을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 활동 즉, 공연·전시·플리마켓 등을 시연하면서 제주 농촌의 색깔과 맛·향기를 재생산하는 것이다. 물론 정착 이주민 증가가 농촌마을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갈등의 불씨를 만들 수도 있지만 지역주민과 정착 이주민들이 적극적인 교감으로 동질성이 확보되는 순간 차별화된 제주 농촌마을의 품격 높은 상품들이 만들어 질 것이라 확신하다.

필자는 농식품부에서 주관하는 귀농·귀촌 교육 프로그램에서 퇴직예정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1년에 5~6차례 강의를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제주가 귀농·귀촌의 로망’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게 제주로의 이전은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막연히 귀농·귀촌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이들이 농촌으로 향하는 것이 국토의 균형 발전과 농촌공동체의 유지·관리라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농촌마을은 다양한 시험대에 올려 질 것이다. 아니 이미 시험들을 진행하고 있다. ICT의 농촌마을 접목으로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귀농·귀촌인의 폭발적인 증가로 농촌마을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성을 접하고 있다. 이 모든 매카니즘을 합리적이고 지혜롭게 융·복합 할 수 있다면 제주 농촌마을은 일본을 뛰어넘고 유럽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농촌은 그런 저력과 역량을 갖춰나가고 있으니까….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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