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이겨내자”... 줄 잇는 착한 임대인
“함께 이겨내자”... 줄 잇는 착한 임대인
  • 제주일보
  • 승인 2020.03.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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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주의 모든 경제현장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세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중소제조업체의 피해는 더욱 커지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위기 극복을 같이 하자”며 취약 계층·업체 지원을 위한 기부와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자신의 건물에서 사무실 등을 임대한 뒤 영업하는 영세 중소상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려는 건물주들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는 착한 임대인이 늘고 있다. 코로나19가 결코 극복하지 못할 게 아니라는 희망의 징표다.

제주시 아라동에 소재한 ‘너믈재휴게소’ 건물주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임대점포주를 돕기위해 최근 2개월(1~2월)분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제주시 노형동 소재 한 건물도 최근 2개월간 임대료를 20% 인하했다. 이들뿐만 아니라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는 향토기업들도 이어진다. ㈜뉴월드는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들을 위해 노형동에 위치한 건물의 임대료를 3개월간 최대 50%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도내 56개 경제단체·기관으로 구성된 제주지역경제단체장협의회는 지난달 28일 ‘상생과 배려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한 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돕기 위한 임대료 인하 운동에 나섰다. 이어 제주도는 이달 9일부터 12월31일까지 공유재산 415개소(지하상가 300개소·사무실 101개소·상가 14개소)의 임대료를 30%, 공설시장의 임대료를 50% 각각 감면하기로 했다.

제주엔 언제나 위기가 닥치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공동체 정신이 유감없이 나왔다. 이른바 끊질긴 제주의 생명력의 근원인 수눌음 문화의 한 축이다. 제주 사회의 특징이자 저력이 또 다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한 때 ‘조물주 위 건물주’라는 부정여론이 있었던 것 또한 엄염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 건물주로, 말 그대로 악덕 건물주다.

어려운 시기에 소규모 식당을 운영하는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에게 임대료는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영세자영업자들은 변변찮은 매출마저 급감, 영업을 그만둬야할 상황으로 내 몰리고 있을 정도다. 취약 계층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이들은 더욱 소외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도 우리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다. “함께 이겨내자”. 코로나19는 결코 제주가 극복하지 못할 불치의 감염병이 아니다. 이어지는 착한 임대인들의 솔선수범은 그 희망의 빛이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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