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 승인 2020.03.0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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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행정이 우리 프로 골프선수들에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지난해 미국 프로골프(PGA)투어 A&T 바이런 낼슨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에 이어 지난주 PGA투어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한 임성재 등 제주출신 프로 골퍼들의 세계 제패 소식을 접하면서 문득 떠오른 생각이다.
코로나19 난리 속에 프로들이 들어 올린 우승컵. 이 우승컵에는 단순히 1등을 했다는 뜻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행정이 민간기업 경영만도 못 하고 정치는 행정 수준에도 미치지 못 하는 아마추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 골프선수들과도 대조를 이룰 만큼 자꾸 후진성이 노출되고 있다. 정치와 행정이 기본이 안 돼 있는 ‘아마추어’ 수준인 때문이다.

▲제주출신 골퍼들의 ‘프로’ 정신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2009년 타이거 우즈를 물리치고 동양인 최초로 미국 PGA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바람의 아들’ 양용은이 대표적이다. 19살때 골프장연습장의 볼을 줍는 알바 청소년으로부터 시작해서 세계 정상에 서기까지 그의 이야기는 전설이다.
제주출신 선수들은 대한민국, 세계의 ‘프로’들이다. 남자 선수뿐인가.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 2008년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송보배도 제주출신 비바리다. 일찍이 박세리 선수는 외환위기 극복의 희망을 심어줬다.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만 놓고 흠잡는 게 당사자들은 억울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제주출신 프로들이 처음 PGA와 LPGA 무대에 뛰어들어 지금 경지에 오르기까지 쓰라린 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 세금으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이 그만큼 노력했는지 답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아마추어’ 정치 현실은 암담하기 짝이 없다.
여야 정치권이 국가 미래를 놓고 경쟁을 하기보다 눈 앞의 권력에만 몰입하는 모습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치 선수들이 필드에서 공을 쳤다 하면 ‘오비’(경계를 넘어가는 공)가 나서 벌점을 먹는다. 그 모습을 국민들이 뻔히 지켜보는데도 자기들끼리 손뼉 치면서 무조건 잘했다고 우기니 더욱 한심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대책은 고사하고 정책마다 겉돌고 규제만 하는 행정도 마찬가지다. 공을 쳤다하면 ‘톱핑’(쪼로, 멀리 가지 못 하고 구르는 볼)을 내고서 남의 탓을 하거나 날씨 탓만 한다. 실력이 없으면 겸손이라도 해야 할 텐데 ‘뻔뻔하게’ 큰소리만 친다.
이 나라 정치, 행정 아마추어들이 민간 전문가 프로들을 훈수하는 모습은 참 가관이다. 작금의 코로나19를 맞아 국민은 확실히 알았다. 정치와 행정이 ‘4류’ ‘3류’ 아마추어임을.

▲이런 아마추어들 때문에 국민은 살기 위해 믿을 건 이제 자신들 뿐이다. 서로 격려하며 이 위기를 벗어나자.
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은 PGA우승을 거둔 우리 제주건아 임성재(22)에게 축전을 보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실의에 빠져 있는 국민들에게 큰 위로와 용기를 선사했다”면서 “IMF 시절 박세리가 US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듯이 임성재의 우승 역시 이에 버금가는 쾌거”라고 전했다.
골프는 흔히 멘털(심리) 스포츠로 불린다. 혹독한 훈련과 끊임없는 연습으로 다진 체력·기술은 필요 조건일 뿐, 여기에 강인한 정신력을 더해야 비로소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골프는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으로 표현된다.
정치, 행정에 권한다. 아마추어와 프로는 다르다. 우리 제주출신 ‘프로’ 골퍼들에게 제대로 한 수 배우라.

부영주 주필·편집인/부사장  boo4960@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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