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 간 이어져 온 ‘빵’과 ‘장미’
112년 간 이어져 온 ‘빵’과 ‘장미’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03.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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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8일)은 UN여성기구가 정한 ‘3‧8세계여성의 날’이다.

올해 112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은 20세기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던 날을 기념해 지정됐다.

제주에서도 지난 8일 도내 곳곳에서 3‧8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행사를 취소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민과 관의 뜻이 전해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시사는 “제주여성은 척박한 땅을 일구고, 거센 파도에 맞서 물질을 하는 등 변화와 발전을 이끌어왔다”며 “여성의 교육수준과 사회적 지위는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차별은 존재하고 가사와 돌봄은 여성의 몫일 때가 많다. 여성과 남성이 똑같이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성평등한 제주’를 함께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척박한 바다를 일궈온 제주해녀와 조선시대 후기 전 재산을 털어 제주 백성을 먹여살린 의녀 김만덕을 예로 들며 “제주 여성들의 굳세고 자주적인 정신은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도내 12개 여성단체 및 정당은 연대체를 구성해 ‘3‧8세계여성의 날 제주지역 여성대회 선언문’을 발표하고 “강인한 제주여성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게 제주여성의 대표성은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여왔다”며 “제주는 민선이 시작된 이래 단 한 명의 여성 국회의원과 도지사가 선출된 적이 없고, 여성 도의원(18.6%), 이장(2.3%), 어촌계장(23.5%) 등의 비율도 낮게 나온다. 이제는 제주 여성이 말이 아닌 행동으로, 외침이 아닌 정책과 정치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113년 전 그날, 미국 여성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고 한다.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했다. 2020년 제주에서도 도민의 절반인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보다 활성화 되길 기대해 본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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