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과 노화
중력과 노화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3.01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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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성형외과 전문의

중력은 우리를 세상에 존재하게 해준다. 중력이 공기를 대기권 안에 가두고 있고 수증기를 비로 바꾸어 다시 땅으로 떨어지게 해주며 동식물들을 땅에 잡아 놓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숨쉬고, 마시고, 먹을 수 있다. 중력이 약한 달에는 공기도 물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중력의 고마움도 모르던 인간들은 땅에서 벗어나 새처럼 하늘을 날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다. 그리스 신화에 밀랍으로 붙인 날개를 단 이카루스가 태양에 가까이 가다가 날개가 떨어져 추락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오만과 호기심의 말로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몸에 비해 비대하게 뇌가 큰 인간은 언제나처럼 호기심을 참지 못 하고 중력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 결국 100여 년 전 라이트형제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처음으로 제작했고, 1969년에는 지구의 중력권을 벗어나 달에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드라마 같은 인간의 중력 극복 이야기이다.

사실 우주과학만큼은 아니지만 성형외과학도 중력과의 전쟁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학문이다. 노화의 3징후를 흔히들 주름짐(wrinkle), 살빠짐(deflation), 처짐(sagging)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중에서 처짐은 중력이 없다면 발생하지도 않고 교정을 할 필요도 없는 증상이다. 24시간 365일 동안 중력은 쉬지도 않고 우리 몸을 짓누른다.

나이 지긋하신 어머님이 병원에 오셔서 젊었을 때는 쌍꺼풀도 크고 예뻤는데 나이가 들면서 남편이 속썩이니까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답답해 보여!”라고 불평하신다. 나는 어머님, 남편 분 때문이 아니라 중력 때문에 그래요라고 오해를 풀어드리고 늘어진 피부의 상태에 따라 맞는 수술법이나 시술을 권해드린다. 중력은 오랜 시간에 걸쳐 노화에 관여한다.

성형외과 영역에서 반중력을 추구하는 수술이 바로 리프팅(lifting)성형술이다. 리프트(lift)라는 단어의 뜻대로 중력에 의해 하방전위돼 있는 피부와 근육 지방조직을 상방으로 들어올려서 새로운 위치로 고정해 주는 수술을 말한다.

사람마다 취약한 부분은 다르기 마련이라 리프팅 수술이 필요한 부위도 달라 수술의 종류가 많다.

간단한 실리프팅부터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밴드를 이용한 리프팅, 조직의 무게를 줄여주어 중력의 영향을 덜 받게 하는 지방흡입술, 늘어진 근육을 당겨주고 남는 피부를 제거해 주는 절개리프팅, 열을 이용해 늘어진 유지인대의 재생을 촉진하는 초음파 리프팅 등 다양한 스팩트럼의 치료가 리프팅에 포함돼 있다. 이 외에도 상안검성형, 하암검성형, 중안면부거상, 이마거상 등 모두 리프팅 수술의 일종이다.

친구 따라 강남가지 말자. 친구가 상안검수술 했다고 나도 상안검수술 받으면 똑같이 예뻐지는 것은 아니다. 의사를 만나고 나에게 필요한 수술이나 시술이 무엇인지 상담하는 것이 필요 없는 지출과 시간 낭비를 줄여주는 지름길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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