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공동체의 철학·희망 에너지 전국에 퍼지길…”
“농촌공동체의 철학·희망 에너지 전국에 퍼지길…”
  • 제주일보
  • 승인 2020.02.2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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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순 ㈔제주도 농어촌체험휴양마을협의회장

IMF 국가 위기 극복 ‘금 모으기 운동’ 국민의지 보여줘…현 시점 이런 리더십 필요
코로나19로 전국 농촌체험휴양마을 예약 취소 90% 달해…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는 고민해야
무늬만 농사꾼인 필자의 한라봉, 천혜향 과수원.
무늬만 농사꾼인 필자의 한라봉, 천혜향 과수원.

이미 농장과 앞마당은 봄내음으로 가득함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온 나라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극단으로 치닫는 정쟁은 그렇지 않아도 심한 우려와 두려움에 쌓여있는 국민들의 피로감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웃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혼란스러움을 최소화 해주려는 인정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 민족이다. 아니 우리 민족 뿐만 아니라 인간이 갖고 있는 본성일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에 대한 공통분모를 만들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해 나가는 것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길일 것이다. 위기를 자신들의 기회인 것처럼 여과없이 떠들어 대는 정치집단들에게 과연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가 묻고 싶다. 또한 그 집단들에게 동조하는 수많은 무리들 또한 우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심히 우려가 된다.

우리는 199711월 우리나라가 가진 외환이 너무 부족해 IMF(국제통화기금)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그 때 서민들이 장롱안쪽 깊숙이 보관했던 돌반지와 금붙이들을 내놓는 금 모으기 운동2의 국채보상운동이 있었다.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 대부분이 참여해야 한다는 인식이 국민운동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인식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위기극복에 대한 국민의지와 지혜를 만방에 떨치는 사례가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경제가 고속성장을 하면서 간과해왔던 주변국과의 관계, 외국자본의 유입과 회수에 따른 충격, 이것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닌 누적된 문제점이 노출됐기에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의 저력으로 4년이 채 걸리지 않아 IMF에 빌린 돈을 모두 갚고 IMF관리체제를 끝낼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업형태의 아픔과 고용체계에 대한 많은 숙제를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의 목표는 한결 같았다. 극복할 수 있다는 대전제와 자신감이었다.

그 때의 정부와 정치집단 그리고 국민들의 의식이 지금의 모습과는 너무 달라 촌부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필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토론 또는 강의를 통해서 우리는 5000년의 역사보다 앞으로 5년이 더욱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결코 그 역사의 가치를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역사 안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오류를 재차 범하지 않고 더 발전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정치권의 모습을 보면 예측가능하지 못한 미래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들에 대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 해 아쉽다. 새삼 해방 후 극단의 진영논리에 빠진 집단들이 하는 행태와 지금 이 정국이 비슷한 것 같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지금은 합리적인 사고가 필요한 때이며 국민의 의지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시사평론가도 아니고 정치평론가는 더더욱 아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현대사회에서는 사회이든 정치이든 어느 분야에서도 자유롭지 못 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다만 제주도 농촌공동체의 미래의 가치에 대해선 수많은 고민과 번뇌, 학습을 해나가는 무지랭이 촌부일 뿐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할 뿐이다. 필자의 본질적인 정체성은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심에 대한 새로운 가치실현을 위한 고민과 시도이다.

월동작물의 수확이 끝난 밭에 새로운 작물을 심기 위해서 트랙터로 밭을 갈고 보리밭에 추비를 하면서 정상적인 수확을 기대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인건비도 겨우 충당할 정도의 노지감귤 수확을 간신히 마치고 정지전쟁과 거름을 주면서 내년 이맘 땐 웃을 수 있기를 기대해보는 농사꾼일 뿐이다. 기대가격에 못 미치는 시설 내 만감류는 작물별 특성에 맞게 수확하려고 아직 수확시작도 안 한 미련한 농부일 뿐이다.

월동작물이  수확이 끝이 난 밭을 갈아 엎고 옥수수를 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월동작물이 수확이 끝이 난 밭을 갈아 엎고 옥수수를 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온갖 매체가 코로나19에 대해서 수많은 보도를 쏟아붓고 있지만 우리네 농촌은 일상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의연하게 돌아가고 있다. 의연함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다. 결코 호들갑은 위기를 극복하는데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농촌체험휴양마을들이 예약취소가 거의 90% 가까이 된다고 한다. 제주도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위기를 우리는 현명하고 슬기롭게 극복해 왔던 지혜를 갖고 있다.

차라리 이 시기에 농촌관광상품에 대한 공급자인 농촌마을과 농업인들이 모두에게 감동과 만족을 줄수 있는 개인적인 학습의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의 문제점들을 냉철히 도출해 보고 해법도 찾아보자. 잠시 뒤로 물러서서 우리 농촌의 미래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농업·농촌·농심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를 소망해 본다.

배려와 희생 그리고 나눔을 통해 건전한 공동체를 유지하는 농촌공동체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사회지도층, 정치집단 그리고 이해집단들은 배우기를 바란다. 극단의 이기심과 배척만이 존재가치를 세워줄 것이라는 그들의 무지(?)를 진실로 깨닫고 농농농의 철학과 소명을 배우기를 바란다.

TV에서 앞으로 1년 안에 전 인류의 40~7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는 보도를 곁눈으로 보면서 필자가 농촌에 살고 있음에 대단한 자부심과 안심하는 계기가 됐다. 시장가격에 관계없이 비상시국시 우리네 농업이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을것이라는 얄팍한 생각으로.

우리는 각자가 있는 공간에서 개인적인 책임을 다하면 될 것이다.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마스크 착용과 철저한 개인위생 실천이라는 홍보가 계속 됐었다. 이를 간과한 개인과 집단들이 그들의 자유를 부르짖으면서 결국 오늘에 이르렀다. 진정한 자유는 내가 누리는 자유가 나 이외의 타인의 자유를 속박하거나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비단 행동과 언어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각까지도 포함될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우리네 농촌은 밝은 햇살과 불끈 커지는 새움으로 희망이 가득하다. 희망이 없는 곳은 이미 죽어있는 사회이기 때문에 우리네 농촌의 희망의 에너지가 전국으로 퍼져 위기를 극복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 봉사자 그리고 관련 종사원,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힘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제주도 서부지역의 녹차를 테마로 한 관광지의 주차장. 이면도로까지 렌터카로 꽉찼던 주차장이 너무나 한산하다.
제주도 서부지역의 녹차를 테마로 한 관광지의 주차장. 이면도로까지 렌터카로 꽉찼던 주차장이 너무나 한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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