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일손’ 끊긴 사회복지시설 격무 ‘어쩌나’
‘봉사 일손’ 끊긴 사회복지시설 격무 ‘어쩌나’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0.02.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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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마련부터 청소·목욕·산책 업무 산더미
방역 물품 태부족…마스크 사러 약국 '원정'

 

26일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한 노인복지시설이 코로나19 여파로 외부인들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출입문이 닫혀 있다. 정용기 기자.
26일 제주시 화북동 소재 한 노인복지시설이 코로나19 여파로 외부인들의 출입이 제한되면서 출입문이 닫혀 있다. 정용기 기자.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컸는데 일손이 줄다보니 할 일이 산더미네요. 직원들은 마스크를 구매하러 약국 ‘원정’까지 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다중이용시설인 노인 복지시설, 장애인 재활시설에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기자 직원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노인의 경우 매일 체온 측정을 해야하고 마스크도 교체해야 되는데 관련 물품은 턱없이 부족한데다가 지원도 전무한 실정이다.

26일 오전 제주시 화북동에 있는 A요양원에 가보니 출입문에 ‘코로나19로 면회, 외출, 외박을 금지하오니 양해해 주길 바란다’는 안내문이 걸렸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전국 복지시설에 ‘시설 입소자들의 외출을 자제시키고 외부인 출입도 제한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낸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때문에 A요양원을 찾는 자원봉사자들의 방문도 끊겨 노인 50여 명에 대한 식사 제공부터 목욕, 청소, 산책 등 모든 업무를 직원 40명이 도맡아 하고 있다.

A노인복지시설 관계자는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주말에만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일을 도와줬는데 현재는 직원들이 다하고 있어 일손이 너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매일 체온 측정기 등을 소독해야 하는데 알콜솜도 금방 동나고 마스크 물량도 없어 지난 25일에도 직원 5명이 마스크를 구매하러 제주시내 약국을 돌아다녔다”며 “외부인 출입 제한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해도 방역 물품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애월읍 소재 B장애인재활시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입소자 대부분이 휠체어를 타고 있어 병원을 가거나 이·미용 서비스 이용 시 이동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B장애인시설 관계자는 “전문 미용사를 시설로 모셔오려고 해도 불안한 감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소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시설 안에서만 보내고 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야외 활동 프로그램도 전면 중단돼 시설 내  앞마당 산책으로 대체됐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사회복지생활시설에 대한 운영방침을 한층 더 강화했다.

시설 내 외부인 출입을 제한은 물론 종사자의 외부출장과 교육, 여행도 전면 금지됐다.

장애인복지시설의 경우 거주 실별로 급식을 배식하고 집단급식 시 개인용 식기를 사용한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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