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서울로, 젊은 층 ‘탈제주’ 보고만 있을 셈인가
다시 서울로, 젊은 층 ‘탈제주’ 보고만 있을 셈인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2.20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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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제주는 다른 지방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말 그대로 제주로의 이주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다른 지방에서 제주로 오는 사람들은 서울 등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이어졌다. 한 때 ‘제주 살이’가 유행어처럼 대한민국을 지배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제주가 다시 ‘인구 수 걱정’에 빠졌다. 제주를 떠나 서울로 이주하는 인구가 10년 만에 제주로 유입되는 인구 규모를 앞질렀다. 생활 환경이 악화한 것이 주원인이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제주에서 서울로 인구 10명이 순유출됐다. 

제주에서 서울로 이주한 인구가 서울에서 제주로 들어온 인구보다 많았던 것은 2009년(623명)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010년 이후 제주 살이 열풍과 더불어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서울 강남권 거주자들의 제주 이전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왔다. 

그런데 중국의 사드 사태 이후 각종 투자 위축과 더불어 호황을 누리던 관광·건설업 등 상승세가 꺾인 데다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복합 작용하면서 유입 인구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10대와 20대의 탈제주 행렬이다. 학령기인 10대 인구의 경우 2015년만 해도 96명이 제주로 순유입됐지만 지난해에는 221명이 서울로 순유출됐다. 

서울로의 순유출 규모는 2015년 352명에서 지난해 1276명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물론 젊은 층의 지방 유출은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렇더라도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청년 인구 유인책은 일자리와 교육, 주택 문제 등과 맞물리는 만큼 일자리와 주택 정책에서 청년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땜질식 처방으로는 떠나는 청년을 붙들 수 없다.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 종전과 차원이 다른 비상한 대책이 요구된다. 이제 10대와 20대 미래 세대의 ‘탈 제주’는 엄연한 현실이다. 

부정하기 힘들지만 청년들이 고향을 등질 수밖에 없는 것은 제주가 주거와 일자리 측면에서 제대로 된 삶 터의 역할을 다하지 못 하고 있어서다. 단기적 처방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이들이 나고 자란 천혜의 땅 청정 제주에 정착해 안락한 삶을 이어가고 싶은 평범한 바람을 갖도록 우선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라도 해야 한다. 이들의 당연한 소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을 때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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