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인서 전이채·박치유 출판 ‘방각본’
후대의 추숭·석전 절차 등 담은 자료
지난 주 어느 날 자주 가는 골동점 사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우리 책방의 위치를 노형에서 삼도동으로 이전하고 나서 아무래도 뵐 기회가 줄었는데, 요즘은 사장님 내외분이 병원 출입이 잦아지신 관계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밖에 못 찾아뵈었던 차였다. 뭐하고 사는 지 궁금해서 하셨단다.
두어 달 전에도 무더기로 나온 그림과 글씨 작품들 속에서 맘에 드는 몇 점을 만난 적이 있던 터라 출장 나온 길에 바로 인사 차 가게에 들렀다. 사장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눈길이 간 곳에 못 보던 고서 뭉치가 눈에 들어왔다.
살펴보니 한 집안에서 나온 책들이었다. 필사한 그 집안 관련 족보 등의 자료와 함께 목판으로 인쇄된 책들도 몇 권 포함돼 있었다. 늘 그러시듯이 가격도 적당하게 책정해 주셔서 바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오늘은 그 책들 가운데 한권을 소개해 보련다.
묵서(墨書)한 표지 제목은 ‘소왕사기(素王事記)’지만, 권수(卷首) 제목은 ‘신간소왕사기(新刊素王事紀)’다. 소왕은 사전적인 의미로 ‘왕위에는 있지 않으나 왕자의 덕을 갖춘 사람’을 뜻하고, 유가(儒家)에서는 공자(孔子)를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이 책은 공자에 관련된 사적을 다룬 책임을 알 수 있다.
맨 뒷장에 적힌 간기(刊記)를 보면 1804년에 해당하는 숭정 기원 후 세 번째 갑자년(‘崇禎後三甲子三月’)에 간행됐고 태인에서 전이채와 박치유에 의해 출판(‘泰仁田以采朴致維梓’)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에 민간 출판업자가 영리를 취하려고 간행한 책을 ‘방각본(坊刻本)’이라하는 데 이 책은 서울의 경판(京板), 전주의 완판(完板)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방각본 출판지역인 태인에서 당시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 가운데 하나였던 두 사람에 의해 출판된 것이다.
내용은 ‘가어후서(家語後序)’(총5장)를 제외하면 모두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공자의 초상과 일생 동안 방문했던 나라의 이력, 공자의 조상과 후손, 공자에게 내려진 시호와 작호, 역대 공자 관련 추숭(追崇) 기록 등을 수록한 ‘신간소왕사기’(총14장)이다. 두 번째로 원나라의 법전인 ‘황조통제’에 실린 공자묘 제사 관련 기록(‘皇朝通制孔子廟祀’ 총16장)과 마지막으로 명나라의 법전인 ‘대명회전’에 실린 공자 관련 제사 기록(‘大明會典祀儀’ 총6장)이 수록돼 있다.
맨 앞부분에 ‘가어후서’가 수록돼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이 책은 원나라 왕광모(王廣謀)가 구해한 ‘표제구해공자가어(標題句解孔子家語)’(전3책)의 부록에 해당되는 책이다. 완질이 아닌 것이 아쉽지만 유학의 시대였던 조선 사대부들이 그들이 추앙하는 공자를 어떻게 기렸는지 공자의 행적과 후대의 추숭 사실, 석전(釋奠)의 절차 등 관련된 사적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유용한 자료이다.
이 책에 관심 있는 분들은 ‘국역 신간소왕사기’(김세종 옮김, 보고사, 2008)와 역주된 ‘신간소왕사기’가 포함된 ‘역주 공자가어 1~2’(허경진 외 옮김, 전통문화연구회, 2019) 등을 참고하시고 또한 태인 방각본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무성서원(武城書院)과 그 입구에 있는 ‘태인방각본전시관’도 관람해 보시기 바란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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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와 세계사의 연계가 옳음.한나라이후 세계종교로 동아시아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잡아온 유교전통.
해방후 유교국 조선.대한제국 최고대학 지위는 성균관대로 계승,제사(석전)는 성균관으로 분리.최고제사장 지위는 황사손(이원)이 승계.한국의 Royal대는 성균관대. 세계사 반영시 교황 윤허 서강대도 성대 다음 국제관습법상 학벌이 높고 좋은 예우 Royal대학. http://blog.daum.net/macmaca/2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