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2년도 안 돼 무너진 제주해안 산책로
개통 2년도 안 돼 무너진 제주해안 산책로
  • 정용기 기자
  • 승인 2020.02.19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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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에 있는 산책로가 최근 몰아친 강풍과 파도로 인해 파손돼 있다. 정용기 기자.

“풍랑이나 강풍이 심하게 몰아칠 때마다 또 산책로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되죠.” 

조성된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해안가 산책로가 강풍·파도에 무너지고 파손되면서 도민과 관광객들의 통행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19일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에 위치한 한 산책로. 성인 남성의 주먹 1개가 들어갈 정도로 벌어진 틈이 길이 50m에 달했다.

또 일부 구간은 아예 산책로가 무너져내린 상태였다.

보행자가 이 곳을 아예 걸을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출입금지 안내문이 놓였고 노란색 띠의 ‘세이프 라인’까지 설치됐다.

보행자들은 물론 자전거를 탄 관광객들도 차도로 통행했다.

관광객 이모씨(33·서울)는 “출입금지 표시가 돼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차도로 지나갔다. 낮에는 조심해서 다니면 괜찮을 것 같은데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야간엔 사고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인근 음식점 업주도 “이 일대 인도가 대부분 판석인데 보수해도 풍랑이 심하면 또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산책로가 무너져 내린 시기는 제주도 육상과 해상에 강풍·풍랑특보가 내려진 지난 17일 전후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의 산책로를 떠받치고 있는 전석은 백사장과 맞닿아 있어 강풍과 파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전석을 고정시키기 위해 전석 사이에 박혀 있던 돌, 자갈들이 파도에 의해 유실되면서 지반이 약해지자 산책로가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제주시는 추정하고 있다.

19일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에 있는 산책로가 최근 몰아친 강풍과 파도로 인해 파손되면서 자전거 관광객들이 차도 위를 달리고 있다. 정용기 기자.

또 제주시는 이전부터 강한 바람과 파도에 의해 전석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진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내도동 알작지 산책로와 도로가 개통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시는 2018년 8월말 이호테우해수욕장 서쪽 현사교부터 외도교까지 1.15㎞ 구간에 이호~내도구간 서부해안도로를 준공했다.

도로 준공으로 알작지 바다 접근성이 개선됐고 도민,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산책로도 함께 조성됐다.

도로 공사비는 58억원이 투입됐으며, 2012년 하반기 착공돼 준공까지 5년 넘게 걸렸다.

하지만 기상악화의 영향으로 개통 1년 6개월만에 파손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제주시는 현장 상황을 파악한 후 즉각 시공사에 하자 보수공사 실시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시공사 측에 시공 공법 보완도 요청한 상태로 보수공사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오는 대로 곧바로 정비에 착수할 것”이라며 “인근 산책로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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