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진흥기금 고갈 초읽기…정부 지원 절실
제주관광진흥기금 고갈 초읽기…정부 지원 절실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0.02.18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지원 확대로 올해 151억원 적자 전망
총 누적액도 지난해 말 553억원서 400억원으로 급감
관광객 감소로 카지노 매출 급감 등 재원 확보는 난항

제주 관광산업을 육성·지원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제주관광진흥기금’이 고갈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발 사드 사태에 이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까지 덮치며 직격탄을 맞은 제주 관광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제주관광진흥기금 투입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재원 확보는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부 출연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4일 제주도청에서 ‘제주관광진흥기금 운용 심의위원회’를 열고 올해 기금 지출액 중 이자차액보전금(이하 이차보전금)을 기존 128억원에서 164억원으로 증액하는 내용의 운용계획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차보전금은 제주관광진흥기금을 통해 융자 받은 도내 관광업계가 해당 금융기관에 납부해야 할 이자 중 일부로, 차액을 제주도가 부담하고 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관광업계 지원 방안 중 하나로 융자금 상환을 유예하면서 이차보전금 지출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운용계획을 변경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관광진흥기금 투입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수입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특별법과 관련 조례에 따르면 제주관광진흥기금은 ▲국가·제주도 출연금 ▲도내 카지노 업체 매출액의 1~10% ▲출국납부금 ▲기금 운용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조성된다.

2007년 도입 이후 지난해 말까지 조성된 제주관광진흥기금의 누적액은 총 553억8800만원이다.

올해의 경우 제주관광진흥기금 수입금 추산액은 271억6300만이다.

반면 지출액은 코로나19 사태로 지원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총 433억3300만원으로 추산됐다.

지출이 수입을 넘어서면서 올해에만 약 151억6900만원의 적자가 예상돼 연말 제주관광진흥기금 누적액은 4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카지노 업계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내년도 제주관광진흥기금 수입 규모도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관광업계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는 반면 관광객 감소로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22년에는 제주관광진흥기금이 밑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관광진흥기금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정부에 130억원을 출연해줄 것을 건의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부가 도입한 무사증 제도로 제주도가 많은 혜택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국가 전체의 안전을 위해 일시 중단된 만큼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벼랑 끝에 선 제주 관광업계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출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