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쌀농사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쌀농사가 중요하다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2.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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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춘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전 제주연구원장·논설위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언제 종료될 것인가와 제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궁금해한다.

지난 12일 중국 감염병 권위자인 중난산 박사는 예측 모델로 분석해 코로나19의 확산이 2월 중하순에 최고조에 달하고 3월 완만한 하강 추세를 이어가다 4월에는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13일 국내 물리학자인 김범준 교수는 로지스틱 모형을 이용해 현재 추세대로 갈 경우 2월 말에서 3월 초에 추가 확산이 종료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물론 현재의 확산 추세와 확산 방지 노력이 유지된다는 전제가 있기는 하나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이 모형으로 확진자 수를 예측한 경험이 있었다고 하니 예측이 적중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성적 판단과 정량적 판단이 필요하다. 정성적 판단에 따르면 제주 방문 내도객이 줄고 민간 소비가 감소하고 생산이 위축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다.

또한 코로나19 종료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경제적 손실은 작아질 것이나 중국 경제규모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스 때인 2003년의 4%에서 16%로 증가했고 중국인 해외여행자 수는 2000만명에서 1억 5000만명 이상으로 증가했으므로 경제적 손실은 커질 것이다.

정량적 판단은 모형에 의한 판단과 빅데이터에 의한 판단이 있는데 전자의 경우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 속보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에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대증요법인 단기 대책보다는 사태 종료 이후 경제 회복력을 높이는 대책을 수립할 때 유용하다.

후자의 경우 실시간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 속보성과 신뢰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소비 지출 등 일부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만을 파악한다는 단점이 있어 경제 회복력을 높이는 대책보다는 대증요법인 단기 대책을 수립할 때 유용하다.

최근 제주도 빅데이터팀은 2020년 1월 1일부터 지난 3일까지 신용카드사 빅데이터를 적용해 업체의 매출 상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관련 언론 보도 이후 전년 동기와 비교해 도 전체로는 7.3%가 하락했고 제주시 7.6%, 서귀포시 2.7%가 하락했으며 업종별로는 면세점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대형 종합소매업과 편의점, 호텔과 여관업 등도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발표했다.

물론 대표성의 한계는 있으나 향후 보완을 통해 코로나19가 제주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주시하면서 업종별로 맞춤형 단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데이터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거나 대책을 수립하는 빅데이터 기반 정책(bigdata-based policy)이 도정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향후 민간영역으로 확대돼야 할 것이다.

제주는 3차 산업혁명 시대 국내 지자체와의 경쟁에서 1차 산업과 관광산업에서 선도자(first mover)에 가까운 역할을 해왔으나 다른 지자체의 치열한 추격에 직면해 있고 제주 국제자유도시의 출범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었으나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했으며 각종 테스트 베드(test bed) 사업으로 그 분야의 선도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나 문자 그대로 테스트로 끝나고 산업화로 연결되지 못했다.

반도체를 산업의 쌀이라고 하며 배터리를 미래 산업의 쌀이라고 하듯이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쌀이라고 한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빅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와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는 2019년 대중교통 빅데이터를 이용해 카카오맵에서 ‘초정밀 버스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 도민과 관광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좋은 품종으로 명품 쌀을 생산하고 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가공 제품으로 고수익을 얻는 것처럼 빅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처리, 분석, 스마트 서비스 제공의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주가 빅데이터에서 명실 상부한 선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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