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떠나 서울로…” 인구 10년 만에 순유출
“제주 떠나 서울로…” 인구 10년 만에 순유출
  • 문유미 기자
  • 승인 2020.02.17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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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타격·치솟은 집값에 거주여건 악화
작년 제주서 서울로 떠난 인구 더 많아
10대·20대 유출 가속화…아파트값도 약세

제주를 떠나 서울로 이주하는 인구가 10년 만에 제주로 유입되는 인구 규모를 앞질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여파로 주요 산업 성장세가 꺾인 데다 급등한 집값 등으로 거주 여건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17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업체 직방에 따르면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 해 동안 제주에서 서울로 인구 10명이 순유출됐다.

제주에서 서울로 이주한 인구가 서울에서 제주로 들어온 인구보다 많았던 것은 2009년(623명)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010년 이후 제주살이 열풍과 더불어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서울 강남권 거주자들의 제주 이전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왔다.

특히 중국 자본의 대거 유입으로 제주도내 건설 경기가 활성화하고, 유관산업도 파생되면서 2015년에는 서울에서 제주로 4083명에 달하는 인구가 순유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사태 이후 각종 투자 위축과 더불어 호황을 누리던 관광·건설업 등 상승세가 꺾인 데다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복합 작용하면서 유입인구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학령기인 10대 인구의 경우 2015년만 해도 96명이 제주로 순유입됐지만 지난해에는 221명이 서울로 순유출됐다.

학업·취업 등으로 이동이 많은 20대 인구는 서울로의 순유출 규모가 2015년 352명에서 지난해 무려 1276명으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서울로의 순유출 인구 증가는 제주지역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주열풍이 한창이던 2015년 연간 13.78%까지 상승했으나 지난해에는 3.66% 떨어지면서 전국 평균(-1.43%)보다도 하락폭이 컸다.

실제 제주도내에서 가격 수준이 가장 높은 아파트로 알려진 노형동 아이파크2차의 경우 전용면적 115㎡ 세대가 2017년 7월 11억17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8월에는 매매가가 8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외지인들의 도내 부동산 투자 열기도 시들해졌다.

2012년 이후 제주도내 아파트 매입자 가운데 외지인 비중은 20% 안팎을 기록해왔으나 2018년 17.8%로 내려앉은 데 이어 지난해에는 15.7%까지 떨어졌다.

직방은 제주지역의 인구 유출과 함께 아파트 시장의 약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직방 관계자는 “이미 급등한 아파트 가격과 사드 이후 주요 산업 부진에 따른 일자리 감소로 제주지역에서 생산연령층이 자리잡지 못 하고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수도권에서 유입됐던 자금과 수요가 다시 유출되는 모습”이라며 “제주 제2공항 건설이슈와 한한령 해제 등 향후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있지만 아파트보다는 토지시장을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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