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만든 일자리 지속 가능하지 않다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 지속 가능하지 않다
  • 제주일보
  • 승인 2020.02.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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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가 발표한 ‘2020년 1월 제주특별자치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38만9000명으로 지난해 1월 대비 1만5000명 증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통계 수치대로 취업자 수가 늘어났으니 고용지표가 개선됐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제주 고용동향의 명암(明暗)은 취업자를 연령대별로 구분해보면 확연하다. 지난달 20대 취업자는 4만4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000명 줄었고, 30대 취업자 역시 7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1000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8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1000명 급증했으며, 50대 취업자도 9만3000명으로 7000명 늘어났다. 

노년층 일자리가 급증한 반면 20~30대 청년 취업자는 되레 감소했다. 정부가 올해 1조1991억원을 투입해 1월 전국에 74만개의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낸 결과다. 노인 일자리는 대부분 꽁초나 쓰레기 줍기 등 ‘허드레 일자리’다. 월 10~30시간씩 참여하고 10만~27만원을 받는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인들의 일자리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일자리 정책이 세금으로 충당되는 ‘단기 알바’에 치중하다 보니 질 낮은 일자리가 양산되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일자리 창출 여력은 줄어든다는 점이다. 

세금으로 만드는 일자리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민간 기업의 활력이 살아나지 않고는 고용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20, 30대 고용 축소는 투자, 내수의 부진으로 제주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 

제주 경제가 계속 뒷걸음치고 있음을 반영한다. 

재정으로 고용지표를 끌어올려 봤자 기업의 괜찮은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정부와 제주도는 ‘단기 알바’ 창출에 나설 게 아니라 심각한 경제 상황부터 제대로 인식하고 경제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

예기치 않게 닥친 ‘코로나19 사태’는 제주 경제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한라산 탐방예약제의 보류도 좋지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지지부진한 규제 개혁을 서둘러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은 각 분야에서 맘껏 능력을 펼치고 노인들이 걱정 없이 여생을 맘 편히 보낼 수 있는 공존의 선순환 경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업 등 각 산업군에서 신성장 동력이 나올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오늘 하루를 연명하기 위한 땜질식 처방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멀리 내다보는 일자리 정책이 절실한 때다.

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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