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을 대하는 한의학적 자세
전염병을 대하는 한의학적 자세
  • 제주일보
  • 승인 2020.02.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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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진 한의사

중국에서 전염병이 발생해 많은 사람이 상하다 보니 우리나라에 번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 평소 행정적으로 온 나라가 고르게 위생적인 환경을 유지해왔고 스스로 조심하는 한국국민들의 시민의식 또한 성장해서인지 중국과 가장 인접한 것에 비해서는 비교적 잘 방어해내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우주의 섭리가 우리 사회나 인간의 몸속에서도 그대로 통한다는 뜻으로 인체를 소우주라고 칭한다.

나라에 두 종류의 강력한 무력이 존재하는데 외적을 막는 군대와 내부를 단속하는 경찰이 그것이다. 평화 시엔 경찰이 자주 등장해서 평화롭고 섬세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전시엔 군대가 주인공이 되어 자비 없는 강력한 무력으로 적을 응징한다.

이를 소우주인 인체에 대입해보면 암과 같은 중병이 났을 때 몸에 칼을 대야 하는 상황이 군대가 출동하는 것이라면, 수술할 정도는 아닌데 경계해야 하는 상황은 경찰이 출동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현재 전염병에 대응하는 전시상황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외부유입에 대한 방역과 환자에 대한 격리조치 그리고 연구진들의 진단 시약과 치료제 개발 등은 전쟁으로 치자면 군대의 역할이다. 모든 국민이 최전방에서 방역에 힘쓰는 군대에 해당하는 의료진이 아닌 상황에서 후방에서 전쟁을 돕는 경찰이 될 수만 있다면 이 전쟁을 좀 더 빨리 끝낼 수 있으리라.

전염병이 도는 시국에 집에서 가슴 졸이고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보다 대()우주적 상황에 대해 소()우주로써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 또한 여러모로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아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위한 길을 찾아보고 한의사의 관점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나를 위한 길개인위생’ ‘아침 식사’ ‘발 온도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개인위생을 위해서는 수시로 손을 씻는다든지, 외출한 옷을 따로 보관한다든지 해야 한다. 면역을 담당하는 점막이 약해진 틈을 타서 병이 들어오기 쉬우므로 수분섭취는 충분히 하는 것도 좋다.

아침 식사가 중요한 이유는 그 자체로 힘들지만 그만큼 노력의 결정체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는 칼로리로 식사를 평가하는 접근으로는 간과되는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밥상과도 같은 느낌이다. 실제 가족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손끝에서는 식재료를 조화롭게 하면서 맛과 영양을 증폭시키는 기운이 발출되기 때문에 같은 재료를 써도 정성 없이 차린 음식과 비교해서 식사가 주는 힘이 차이가 난다. 같이 감염되어도 예후 차이가 나는 것이 운 때문이라기보다는 병과 싸울 수 있는 체력 여부에 달린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보다 식사를 든든히 하고 다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찍 자기 시작해서 많이 자고 일어나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잠복기에도 감염을 걱정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이기에 조심이 최선이지만 혹시나 근접했다 해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수 있도록 면역력을 강화해 놓기 위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 중에서 의외로 중요한 것은 면역력이 떨어졌는지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능력여부이다. 이때 수시로 체크하면 유용한 것이 발 온도이다. 발이 차면 그만큼 배가 차고 순환능력이 떨어졌다는 뜻이기에 면역력이 약화 됐다고 간주할 수 있다. 족욕이나 핫팩을 통해 발을 따듯하게 유지하는 것이 면역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최전방의 의료진은 체온상승을 체크한다면 후방에서는 발 온도유지를 체크해야한다.

너를 위한 길은 시민의식과도 관련된 문제인데 나를 보호함과 동시에 남들의 안전도 배려하는 것들이다. 본인 스스로 조심해서 외출을 삼가고 기침을 할 때 기침이 튀지 않도록 가리고 해야 하며 외출 시 마스크를 쓰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를 위한 길은 질병에 대한 공포를 다 함께 극복하는 것이다. 앞서 나와 너를 위한 노력을 했을 때 안심이 되면 공포보다는 희망이 들게 되고, 이런 때를 틈타 이기적 이익을 노리는 세력들에 놀아나지 않을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게 될 것이다. 평소 가짜뉴스를 퍼트리거나 국민을 분열시켜 우리 공동체에 해가 됐던 세력들은 적군에 투항한 반역자처럼 이럴 때 커밍아웃(coming out)을 하게 마련인데 똑똑히 기억했다가 심판해야 할 것이다.

중국도 이번 전염병을 계기로 많이 깨끗해지길 바라면서 이번을 계기로 우리도 뭔가 얻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사가 오가는 최전방에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처럼 국민을 위해 전염병을 접촉하고 있는 공무원들과 의료진들 그리고 우한 교민을 품어준 진천 시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기억했으면 한다. 대동(大同)사상의 우리는 분열보다는 단결, 원망보다는 감사가 본시 우리의 DNA이기 때문이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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