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 이야기
간(肝) 이야기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2.0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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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석 한의사

한의학에서는 인체 내부의 장기를 설명함에 있어 그렇게 구체적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설명이 빈약하다. 그것은 인간을 우주의 한 부분으로 보고 각 장부 역시 소우주에서의 한 부분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것을 자세하게 파악하거나 설명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한의학에서 간()의 작용을 어떻게 설명하였을까?

()은 장군지관(將軍之官)이고 모려출언(謀慮出焉)하며 근육을 주관한다. 간주소설(肝主疏泄)하고 간장혈(肝藏血)한다. 이게 거의 다다. 굉장히 간단하게 설명한 것 같지만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심장은 임금(君主之官)이라하고 간은 장군(將軍之官)이라고 하였는데 피가 돌지 않고 심장이 멎으면 죽기 때문에 심장을 보호하고 피롤 계속 돌릴 수 있도록 지켜주는 것이 간의 역할로 보고 장군지관(將軍之官)이라고 하였다.

()이라는 장군이 있으면 그 하부 조직에 근육이 있다. 서양의학의 이론에 의하면 간()에서는 포도당, 단백질, 지방 대사를 하는데 이 모두가 포도당의 성분을 만들어 낸다. 간에 저장된 포도당은 혈액으로 방출되어 조직과 근육에서 소비되면서 에너지를 만든다. 이 에너지는 심장을 박동시키고 혈액을 순환시키는 힘이 된다. 소비하다 남은 포도당은 다시 간과 근육에 저장된다. 포도당이 이동되는 경로를 보면 간()과 근육은 같은 계통의 선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주소설(肝主疏泄)이라고 하였다. ()은 소통시키고 배설시키는 작용이 있다는 말이다. 나무를 예로 들면 뿌리에서 물을 빨아들여 잎사귀 끝까지 소통시키는 것이 소설(疏泄)의 기운이다. 인체 내에서는 간에 저장된 포도당을 혈액에 방출해 근육에서 활동하게 하는 것도 소설(疏泄)의 힘이고 물을 흡수해서 조직 끝까지 보내는 것도 소설(疏泄)의 힘이며 음식을 받아들여 각종 영양소(水穀之精微)로 변환시키는 것도 소설(疏泄)의 힘이며 담즙을 만들어 배설하여 소화 시키는 것도 소설(疏泄)의 힘이다. 이 모든 것 중에서 포도당이 간과 근육사이에 왔다 갔다 하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소설(疏泄)의 으뜸 영역이라고 생각이 된다.

()은 모려출언(謀慮出焉)한다고 하였다. ()은 정서 활동을 주관한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위축이 되면 간기(肝氣)가 울체되고 소설(疏泄)의 힘이 장애를 받아 부종이 생기고 소화가 안 될 수 있고 기운이 없고 근육의 활동이 정체가 되어 두통 어깨 통증 복부통증 다리 통증, 떨림, 근육 쥐나는 등등의 통증이 잘 생긴다.

간장혈(肝藏血)하여 간()에는 신체 전체혈액의 1/3이 모인다. 기운이 울체된 것이 오래 되거나 소설(疏泄)의 힘이 지나치게 항진되는 경우는 혈이 뭉치거나 충혈, 출혈 등의 피와 관련된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건강하게 간()을 유지하려면 정서가 울체되지 않고 신체 전체의 조화 속에서 안정이 되어야 한다. 간주소설(肝主疏泄)의 주 활동 무대가 근육인 만큼 근육이 위축되지 않도록 활동하고 운동을 하여야 한다. 골고루 영양을 섭취해서 간에서 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섭취는 오히려 지방을 축적하게 만들고 노화를 빨리 진행할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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