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행사 취소도 잇따라
제주 여행을 하고 귀국한 중국인 관광객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사실이 전해지면서 주말 도심 풍경도 달라졌다.
오일장과 영화관 등 평소 인파로 몰리는 장소는 물론이고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거리와 외국인 면세점도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2일 낮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은 주말을 맞아 북적거려야 했지만 전체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일장을 찾은 도민과 관광객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에 대부분 마스크로 무장한 채 장을 봤고 상인들도 마스크를 쓰고 손님을 맞이했다.
원단 판매상인 이모씨(52·여)는 “평소와 비교하면 많이 한산한 편이다.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이런 일까지 생겨 장사가 더 어려워졌다”며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쓴 상태로 손님을 맞아 죄송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제주시내 한 영화관은 주말 낮 황금 시간대에도 예약이 저조했다.
이날 오후 2시 상영을 앞둔 200여석짜리 상영관은 1시 기준으로 30여석만 예약된 상태였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시 연동 누웨마루거리와 외국인면세점도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드문드문 마스크를 쓴 관광객들이 보이기는 했으나 예전과 같은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누웨마루거리에서 의류판매업을 하는 홍애련(61·여)씨는 “주말에는 사람으로 꽉 차야하는데 지금은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안 다니고 있다”며 “제주여행을 한 중국인 관광객의 확진 소식까지 보도돼 앞으로는 손님이 더 줄 것 같다”고 밝혔다.
평소 응급환자가 끊이지 않는 도내 A종합병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의심환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응급실 내원환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제주시 대표 전통축제인 ‘2020 경자년 탐라국입춘굿’과 ‘신구간 중고물품 나눔장터’ 등의 행사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잇따라 취소됐다.
이와 함께 외출에 나선 시민들도 마스크을 쓴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민 최모씨(31·오라동)는 “제주도도 이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볼일이 있어 나오기는 했지만 웬만하면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일찍 귀가할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지우 기자 jibregas@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