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무스탕 자연의 신비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무스탕 자연의 신비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1.3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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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부. 은둔의 왕국 무스탕을 가다(12)
매일 아침 무스탕 트레킹에 나설 때면 ‘오늘은 또 어떤 신비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대하게 된다. 앞에 보이는 험준한 능선이 오늘 일정 중 가장 힘든 코스다.
매일 아침 무스탕 트레킹에 나설 때면 ‘오늘은 또 어떤 신비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대하게 된다. 앞에 보이는 험준한 능선이 오늘 일정 중 가장 힘든 코스다.

산을 넘어 걸어가면 위대한 왕국에 이른다

무스탕을 처음으로 여행한 기록은 1759년 이탈리아의 다 가르냐고 지우제페 마리아(Da Gargnago Giuseppe Maria) 신부가 어느 추기경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급한 것이 최초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산을 넘어 걸어가면 위대한 티벳 왕국 무스탄(Mustan)에 이릅니다. 이 왕국은 라싸로부터 독립해 있으며 중국에 복속돼 있고, 라싸 역시 중국에 복속돼 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영어로 된 문헌 중에는 1793년 영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네팔 왕국을 방문한 커크패트릭(Kirkpatric)이 쓴 다음의 글이 최초랍니다.

비니(Beeni)에서 곧장 북쪽으로 가면 히말레(Him-a-leh)의 한 부분인 묵티나트(또는 스리 묵티나트)가 나온다. 그곳은 건덕(Gunduck)강에는 반마일 정도 떨어져 있으며 신성시 여기는 돌 살레그라미(Salegrami)에서 나온 이름이다. 살레그라미는 특별히 그 지역 강바닥에서 많이 나온다. 강의 발원지는 묵티의 북쪽에 있는 무스탕이며 까그베니에서 멀지 않다.”

옛 기록을 살펴보면 무스탕은 그야말로 은둔의 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직도 고대부터 전해오는 독특한 역사와 순수한 티벳 문화가 그대로 보존돼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할 만큼 매력적인 곳입니다. 오지의 외로운 마을들, 그곳에서 친절하고 활발한 주민들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를 경험하는 건 아주 귀한 체험이 되고 있습니다.

 

능선에 올라 밑을 내려다 보니 야라마을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능선에 올라 밑을 내려다 보니 야라마을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한 해 외국인 입국 1000명으로 제한

오늘도 시작은 계곡 길입니다. 다모다르 호수에서 시작됐다는 이 강물도 시커먼 흙탕물입니다. 발원지 물은 흙탕물이 아닐 텐데 흘러오면서 강 주변 토양 때문인지 대부분 강물이 이렇게 시커멓습니다.

거대한 협곡을 오르내릴 때면 다리를 설치했으면 얼마나 편할까하다가도 막상 지나고 나면 다리가 없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는 곳마다 개발로 인해 파헤쳐진 자연을 마주하게 돼 가슴이 아팠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원래의 모습을 간직한 무스탕 자연이지만 무절제한 개방으로 무참히 파괴되면 어떡하나하는 걱정도 듭니다.

무스탕은 199110월 특별허가를 조건으로 출입 금지가 풀렸고 19923월 처음으로 일부 특별한 손님이 고액의 허가비를 내고 방문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현재는 한 해 1000명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우리 일행도 비싼 입장료를 내고 어렵게 허가를 받아 지금 트레킹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야라마을을 출발해 큰 강을 건너 다시 능선에 오르니 검은 사암 기둥이 쭉쭉 서 있습니다. 그 기둥들 너머로 보이는 산은 어제 저녁 눈이 내렸는지 온통 하얗습니다. 야라마을 너머 보이는 산의 지질이 지금껏 본 것과는 또 달라 모두가 지친 줄도 모르고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무스탕은 너무나 신비로운 은둔의 왕국이구나하는 감탄이 절로 듭니다. 이렇다 보니 매일 아침 길을 나설 때면 오늘은 또 어떤 신비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고 기대하게 됩니다.

가파른 능선을 다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또 하나가 버티고 서 있습니다. 불평하지 않고 천천히 올라서자 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지는데 뒤돌아서서 밑을 내려다보니 야라마을의 전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저토록 아름다운 마을이었던가. 가까이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 차이가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는 저를 본 한 일행이 카메라가 불 난다고 농담합니다. 방향만 바꾸면 또 다른 모습이 나타나는 그곳, 바로 무스탕의 자연입니다. <계속>

<서재철 본사 객원 기자>

무스탕의 자연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져 감탄을 자아낸다.
무스탕의 자연은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져 감탄을 자아낸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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