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책방 열풍' 안고 온 동네책방, 지도가 변화한다
제주 '책방 열풍' 안고 온 동네책방, 지도가 변화한다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0.01.28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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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동네책방, 최근 폐점 및 위치 이동으로 지각 변동
'제주 동네책방 투어' 생겨나며 새로운 문화 관광 트렌드 이끌어
지속 가능한 책방 운영 및 생태계 조성 과제로 떠올라

제주지역 곳곳에 들어서 새로운 독서문화를 불러일으킨 동네책방(독립서점)들이 최근 폐점 및 위치 이동으로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2017년부터 제주에 이른바 ‘동네책방 열풍’이 불면서 40여 곳으로 늘어난 도내 동네책방들은 현재 100곳 이상까지 늘어났다. 동네책방은 도내 출판 생태계와 관광 형태 등에 많은 변화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동네책방들이 자금과 판로, 입지 등의 문제에 직면하면서 문을 닫거나 위치를 옮기는 사례가 생겨나 지속가능한 책방 운영 및 생태계 조성이 과제로 떠올랐다.

▲동네책방이 제주에 낳은 변화

제주 독립서점들은 기존 참고서 위주 서점이 아닌 개성있게 꾸민 서가와 인테리어, 주변 제주 풍경으로 도민과 관광객들을 사로잡았다.

책방 주인들은 공간 활성화를 위해 책을 매개로 한 북콘서트와 그림책 원화전, 소모임을 열며 지역 문화 사랑방 역할도 꾀하고 있다.

또 기존에는 출판사를 거쳐야 책을 낼 수 있던 작가들도 동네책방을 통해 독립 출판물을 발간하고, 무대‧전시공간이 부족한 지역 예술가들이 동네책방에서 행사를 여는 등 지역 예술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제주착한여행에서는 최근 ‘책방올레’라며 동네책방 여행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책방 지도의 변동

지난해 7월 문을 닫은 도내 1세대 동네책방 L을 시작으로 같은 해 9월 건물주와의 임대 계약이 끝나 이를 연장하지 못한 채 안타깝게 문을 닫은 I 책방 등 굵직한 책방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내달 안으로 책방 문을 닫기로 결정한 책방은 두 곳이다.

책방 위치를 이동한 서점도 있다. 도내 한 시인이 운영하고 있는 시집 전문 서점 S 책방도 최근 제주시 시내에서 벗어나 서귀포시 지역으로 옮겨 갔다.

서귀포시의 한 책방 주인은 “현재 책방은 대개 책 3권을 팔아야 책 1권을 살 수 있는 수익 구조”라며 “이에 책방은 문화예술 프로그램 기획이나 카페나 식당 병행 등 공간유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책방 운영

일부 책방지기들은 2018년 책 유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동네책방연합을 결성했고, 지난해 제주시에 ‘책방예술제’를 제안해 올해 사업비 5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제주시 관계자는 “책방 문화생태계 형성 및 책방예술제 운영을 위해 지난 16일 책방들과 1차 의견 수렴을 거쳤고 3월 말 쯤 계획이 확정돼 시행할 것”이라며 “일회성 사업이 아닌 장기사업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도가 2018년 4월 제정한 ‘제주도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의 활성화 주문도 나온다.

조례상 제주도지사는 5년마다 지역서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해 창업과 마케팅, 운영 상황 개선에 따른 컨설팅 등을 지원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지원 사례는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재작년부터 심야책방 사업을 시작해 전국의 책방들이 문화 프로그램을 열 수 있게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김나영 기자  kny8069@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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