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대목이라 손님들이 많이 왔네요. 경기가 힘들다지만 그래도 설은 설인가 봅니다.”
22일 설날 전 마지막 장이 열린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차례상에 오를 식재료를 구매하려는 도민들로 북적였다.
각종 채소가 판매되는 할머니장터에서는 방문객들이 가격을 흥정하거나 손님을 한 명이라도 끌어오기 위해 상인들이 손짓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되면서 명절 분위기가 묻어났다.
29년째 시금치, 쪽파 등을 판매하는 김정심씨(59)는 “대목인 설 연휴를 앞두고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다”며 “올 한해는 경기가 잘 풀려 많은 도민들이 오일장에 더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할머니장터 방문객들은 주로 시금치를 많이 구매했는데 지난해 추석 때와 비슷한 가격인 1㎏당 3000∼4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채소 상인 문옥심씨(77)는 “오전 내내 차례상 음식에 쓰일 채소를 판매하느라 바빴다”며 “올해도 설 명절 대목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과일코너에도 사과, 배 등을 구매하는 도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배는 6개에 1만원, 사과는 7개에 1만원 수준이었다.
상인 최모씨(56)는 “비가 오는데도 명절을 맞아 이렇게 오일장에 찾아오는 손님들한테 조금이라도 더 얹어주면 저도 기분이 좋다”며 “사과, 배 가격이 지난해 추석 때와도 비슷한데도 확실히 예년만큼 잘 팔리진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산물 상인들은 옥돔, 오징어, 고등어 등을 손질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징어는 4마리에 2만원, 고등어 3마리 4만원, 당일 시장으로 공급된 옥돔은 1㎏당 5만원까지 판매되고 있었는데 비싸다며 도민들은 구매를 주저하고 있었다.
방문객 장옥주씨(55·제주시 이호동)는 “어획량이 전반적으로 줄어서 오징어 등이 비싸졌다고 하는데 명절 차례도 있으니 그나마 저렴한 곳에서 구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용기·김동건 기자 brave@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