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어찌해야 하나?
북한을 어찌해야 하나?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1.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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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논설위원

핵무기를 가진 북한이 뉴노멀이 돼가고 있다. 작년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북한의 의도가 명백해졌다. 북한은 과거핵은 빼고 미래핵에 대해서만 협상코자 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만년 보검’이라고 칭한다. 김정은 체제가 대대손손 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 ‘만년 보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했다. 2017년 11월 29일 김정은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감에서 2018년 1월 1일 남북화해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다.

그 이후 정세 변화는 우리 모두가 놀랄 정도로 급속하게 변화했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를 부풀게 했다.

그러나 북한은 변하지 않았다. 2018년 9월 9일 북한 노동신문은 “만년보검을 틀어쥔 우리는 최강의 전쟁 억제력을 가지게 됐고 어떤 대국도 무시하지 못 하는 정치·군사 강국으로 세계무대에 당당히 나서게 됐다”고 했다.

또 2019년 2월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된 후인 4월 13일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와 인민의 근본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한 양보나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선 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이어서 5월 5일 조선중앙통신은 동해안에서 실시한 동부전선 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에 참관한 김정은이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진정한 평화와 안전이 보장된다는 철리를 명심하라”고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이 이란의 술래이마니 사령관을 드론으로 폭사케 했다. 많은 분석가들이 김정은이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타격 목표가 된 국가들은 모두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못 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집단 자살’과 같은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했으며 태영호 공사도 그러한 관찰에 동의했다.

김정은은 2020년 신년사 대신에 2019년 12월 28~31일까지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끝마치면서 7시간에 걸친 종합보고를 진행했다. 김정은은 “모든 난관을 뚫고 나가자”고 했다.

북한은 핵을 가지고 제재를 받으면서 고난의 행군을 계속해나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취하는 정책, 즉 미북한 간의 중재자역할은 미국과 북한 모두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미국은 우리 정부가 북한에 너무 유화적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북한은 한국이 미국입장을 완화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북한 외무성 김계관 고문은 지난 1월 11일 한국에 대해 ‘주제넘게 설레발’, ‘바보신세’ 등 모욕적인 언사를 쓰면서 한국을 조롱했다. 이러한 모욕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북한에 대해 끝없이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면 언젠가는 북한도 우리의 진심을 알고 화해 협력으로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우리가 선의로 대한다고 상대방도 그러하리라고 믿는 것처럼 바보 같은 일은 없다”고 했다. 우리 정부가 아무리 북한에 대해 선의로 대한다고 북한이 이를 고마워하고 우리에게 선의로 대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북한을 어찌 해야 할까?

우리는 국제사회와 연대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 제재를 늦추면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해진다. 제재를 강화해 나가면 북한이 온갖 말 폭탄을 퍼붓겠지만 한미동맹이 지속되는 한 행동을 할 수는 없다.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쓸 수 없으며 재래식 무기는 형편없다.

북한이 가장 원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보장이다. 북한이 핵을 제거하고 개혁·개방하더라도 김정은 체제가 보장될 수 있다면 북한이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미국, 중국, 일본 및 러시아와 그리고 나아가서 유엔 등 국제사회와 북한 체제보장 방식을 협의하고 북한과 이를 중재하는 일이다. 최소한 남북간의 평화공존은 가능할 것이다. 통일은 몰라도.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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