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위성정당은 안 된다
4.15총선 위성정당은 안 된다
  • 부남철 편집부국장
  • 승인 2020.01.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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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9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앙ㆍ지방정가가 총선 체제로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27일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이 결정됐고 각 정당은 이에 대한 셈법 계산에 분주했다.

자유한국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이전부터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정당 명칭으로 ‘비례○○당’을 사용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며 자유한국당의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제동을 걸었다.

선관위는 이날 결정에 대해“정당의 동일성을 오인ㆍ혼동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당법 41조는 ‘창당준비위원회 및 정당의 명칭은 이미 신고된 창당준비위원회 및 등록된 정당이 사용 중인 명칭과 뚜렷이 구별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당은 선관위 결정이 “좌파 독재정권의 폭거이자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당은 선관위 결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나 행정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선관위가 기존 정당과 구별되는 명칭을 사용하는 위성정당 문제까지 결론을 낸 것은 아니어서 한국당은 비례정당 창당을 당장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례위성정당 창당이 과연 정당한 지에 대해서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은 대통령제 아래서 양당제의 효용성이나 군소정당 난립 등에 대한 고려에도 불구하고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에서 기인한 폐단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득표율과 의석 비율 간 괴리로 민의가 균형 있게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1년여 간 진행된 논의는 거대 양당의 반발과 망설임 때문에 용두사미가 됐다.

비례대표 의석수는 원안(75석)에서 크게 후퇴해 지금과 같은 47석으로 축소됐고 그나마 준연비제(연동률 50%)를 적용하는 의석조차 30석이라는 ‘캡’(cap)이 씌워졌다.

이에 따라 자유한국당이 비례정당을 만들 경우 비례대표 47석 중 25석 내지 3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가세하면 공직선거법 개정은 당초 취지와는 정반대로 거대 정당의 의석 독식이라는 기형적인 모습을 갖게 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한국당의 비례정당 창당에 대해 “꼼수로 거대 양당 체제에서 누려왔던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여론도 대체로 부정적이다. 한국당은 위성정당의 출현으로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무력화됐고 결국 제도가 폐지됐던 알바니아, 레소토, 베네수엘라의 상황을 4ㆍ15 총선에서 재연함으로써 새 선거법의 후진성을 입증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거대 정당의 절제로 연동형비례대표제가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민주주의는 민의를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며 완성된 제도는 아니다.

거대 정당들이 정치적 셈법에 따라 민심을 거스른다면 역풍을 맞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순간의 이득 때문에 ‘묘수’를 뒀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긴 시각에서 보면 패착에 불과할 뿐이다.

각 정당들과 후보들은 진정으로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떤 길을 가야할 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민의를 거스르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부남철 편집부국장 기자  bunc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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