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원상회복이 제주 주택시장 한파 녹이는 길
집값 원상회복이 제주 주택시장 한파 녹이는 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1.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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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몰아치고 있는 제주 주택분양시장의 한파가 여전하다. 이는 오래전부터 꾸준하게 예견돼 온 것으로 결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나아가 꽁꽁 얼어붙은 제주 주택시장을 보는 일반의 시선 또한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주택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공급자인 주택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집 없는 서민들은 여전히 이들을 외면한다.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있다. 이유는 하나다. ‘더 떨어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된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지금 주택시장을 뒤덮은 한파를 녹이려면 우선 집값에 붙은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그제(14일) 발표한 ‘2020년 1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에 따르면 이번 달 제주지역의 HSSI 전망치는 47.8로, 전월(58.8) 대비 11.0포인트 떨어졌다. HSSI는 사업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공급시장 지표로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인 것을, 100 미만이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제주지역의 HSSI 전망치는 전국 평균(78.6)을 30포인트 이상 크게 밑돌면서 17개 시·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를 타개할 방안 스스로 찾을 수밖에 없다. 과거처럼 정부가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 아는 것처럼 현 정부는 집값안정을 사실상 국정핵심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동산 대출 규제와 세금 강화, 분양가상한제 확대를 망라한 고강도 부동산 안정대책을 내놨다. 집값 불안을 방치했다가는 자칫 정권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의 발로로 판단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에게 상실감을 줄 정도로 이례적으로 가격이 오른 부분은 안정화로 만족하지 않겠다”며 “서민들이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오른 가격은 원상회복 돼야 한다”고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분명히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또한 최근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제주 주택시장에 많은 점을 시사한다. 과거엔 주택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 정부가 경기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인위적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앞으론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결국 주택시장이 제 기능을 회복하려면 오를 대로 오른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 그래서 수요자인 무주택서민들의 발길을 잡는 길 뿐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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