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기획]건설·1차산업·고용 ‘먹구름’…관광산업 활기 ‘기대감’
[제주일보 기획]건설·1차산업·고용 ‘먹구름’…관광산업 활기 ‘기대감’
  • 문유미 기자
  • 승인 2020.01.14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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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제주경제 기상도]부동산 침체·집값 하락세 내리막길
감귤값 폭락에 농가 수지 악화 우려
양식광어 출하 적체현상 심화 고전
16조원 넘어선 가계부채 경제 뇌관
골프장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 부활
무비자 입국 동남아 3국 확대 호재

지난해 제주경제는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주택·건설시장 침체와 감귤·양식광어 등 1차산업 부진, 고용여건 악화 등 전방위 하강세로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도민들의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골목상권에는 냉기류가 흘렀다.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는 관광산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 침체 장기화와 인구유입 둔화, 누적된 가계부채 등 악재들이 지속적으로 지역경제를 압박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내수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건설·주택시장 침체 장기화

제주지역 건설업은 올해도 민간부문 중심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주택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주택의 적체 심화와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지난해에 이어 민간 건설부문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대규모 투자사업과 제2공항, 도시공원 민간특례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 추진 향방이 건설경기 등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내 주택시장에도 여전히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제주지역 주택시장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거래 침체와 함께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는 등 내리막길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도 제주를 비롯한 지방도시 주택시장이 하강세를 지속하는가 하면 수도권·비수도권 간 양극화 간극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미분양 주택이 현재 1000호 이상 쌓인 채 해소되지 않고 있는 데다 인구유입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대출 규제 등까지 겹쳐 당분간 주택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감귤값 부진에 농가경제 ‘흔들’

제주지역 1차산업의 경우 지난해 극심했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전반적인 실적은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기상여건 등 변수에 큰 영향을 받는 데다 농·어가 등 경제사정 악화에 따른 운영난이 우려되고 있어 올해도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경제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는 감귤산업은 지난해 연이은 태풍 및 가을장마 피해와 시중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등 악재가 겹치면서 노지감귤 값이 폭락,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가격지지를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지만 올 연초까지도 감귤값은 회복되지 못 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후유증이 번지면서 주산지인 서귀포시지역을 중심으로 농가경제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수산업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특히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산 양식광어의 경우 연어 등 수입 수산물의 지속적인 증가와 수출 부진, 소비 침체 등으로 수요 증가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중·대형어를 중심으로 양식광어 출하 적체현상이 심화하면서 향후 가격 형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축산업의 경우 아프리카돼지열벙(ASF) 진정에 따른 돼지고기 소비 회복 등으로 반등이 예상된다.
 

▲서비스업 활기 기대감

올해 제주지역 서비스업 생산은 관광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개선 흐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도내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부활한 데다 제주를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한정됐던 지방공항 환승 무비자 입국 혜택이 동남아 3개국까지 확대 허용되면서 내·외국인 관광시장 모두 지난해에 이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한·중 관계 개선 분위기와 맞물려 중국의 크루즈·전세기 등 단체관광 전면 재개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

다만 공급과잉과 불법업체 난립 등으로 줄도산 위기에 놓인 숙박업계 안정화와 대형 면세점·카지노에 편중된 관광 수입구조 개선 등이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도소매업의 경우 관광객 유입 확대와 함께 정부·제주도의 일자리 예산 확대 및 공공서비스 정책 추진,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부담 완화 등이 민간소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도내 순유입 인구 감소와 누적된 가계부채, 불안정한 소비자 심리 등이 소비시장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고용악화 및 가계부채 우려

지난해 제주지역 고용률·실업률 등 고용지표는 전국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악화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자영업자 등 비경제활동인구가 급증한 반면 상용직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으며, 20~30대 청년층과 40대 일자리가 감소하는 데 반해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만 크게 늘어나는 등 고용시장의 질적 여건이 악화했다.

올해 역시 취업자 규모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한 경기 회복세로 고용시장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확대·적용 등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악화, 누적된 경기 부진으로 인한 한계기업들의 폐업 증가 등이 고용시장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6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가 제주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지역의 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여전히 전국에서 가장 높은가 하면 지역경기 침체로 인한 생계형 대출이 이어지는 등 가계 자금사정이 악화하고 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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