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왕국’ 올해 다시 재연될건가
‘교통사고 왕국’ 올해 다시 재연될건가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1.07 1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전히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수위권을 달리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1만대 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나 인구 10만 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수 등이 모두 정상이다.

특히 보행 중 사고사망자나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 중 14세 이하 65세 이상 비율 통계 역시 수위권이다. 날벼락을 맞아 귀중한 생명을 잃는 꼴과 같은 노인과 어린이 비율이 이처럼 높다면 ‘야만사회’나 다름없다.

이러한 교통지옥 대한민국에서도 제주도는 최고로 교통사고가 많아 ‘교통사고 왕국’이라 불리고 있으니 이런 야만(野蠻), 이런 오명(汚名)이 더 있을 수 없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제주에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한 해 평균 80.7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2018년에는 교통사고 4239건이 발생해 82명이 숨졌다.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649.5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교통 사망사고 대비 보행자 사망 비율은 무려 45.1%(37명)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보행자 사망비율(전국평균 38.2%)이 세계 1위를 차지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는 판에 제주도는 이 보다 높은 45.1%나 됐다. 2019년에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66명으로 감소하면서 최초로 60명 대에 진입하는 등 희망적인 징조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들어 연초부터 길을 가던 보행자들이 차에 치어 숨지는 교통 사망사고가 이어지면서 교통안전에 대한 우려가 재연되고 있다. 언제까지 ‘교통사고 왕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다닐 것인지 답답하다. 사고불감증, 생명경시풍조, 막가파식 운전행태로는 악명 탈피의 길이 요원하다.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가장 중요함은 물론이다. 자동차가 ‘달리는 흉기’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 문화의 역사가 일천해 하루 아침에 개선되기는 어렵겠지만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이 생활화 되도록 해야 한다.

제주는 관광객과 렌터카가 많아 인구대비 교통사고 발생건수가 높다. 렌터카 교통사고 사망 비율이 7.3%(6명)나 된다. 전국 2.8%에 비교할 때 두 배 이상이다. 렌터카 운전자에 대한 교양 교육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속적이고 엄격한 단속과 홍보로 고질적인 음주운전과 교통법규 위반을 줄여 나가야 한다.
교통안전 선진사회는 경제발전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도민 생활 곳곳에 안전의식과 기초질서가 체질화 돼야 한다. 교통안전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으로 갖추는 일 역시 긴요하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