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적 고령화’와 사회에 봉사하는 베이비부머
‘활동적 고령화’와 사회에 봉사하는 베이비부머
  • 뉴제주일보
  • 승인 2020.01.07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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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고용능력자격연구본부장·

지난 여름 미국 중부에 있는 미국 대통령 기념관 겸 도서관 3곳을 다녀왔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은 미국의 33대 해리 트루먼 대통령과 34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42대 빌 클린턴 대통령을 기리는 기념관 겸 도서관이었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담은 기념관 겸 도서관 자체에 대해서도 감명이 깊었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바로 기념관 입구에서부터 만나게 되는 시니어 자원봉사자들이었다.

관람 경로에서부터 전시물, 대통령 임기 당시 정치와 역사에 대한 설명까지 막힘없이 해내는 시니어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더욱이 트루먼 대통령이 살던 집에서는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뒤 뜰로 향하는 문 옆의 전화를 통해 트루먼 대통령이 휴가 중에 6·25 전쟁의 발발을 듣게 됐다는 얘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미국이나 영국 등 이른 바 선진국에서 시니어들의 자원봉사는 비단 대통령 기념관이나 도서관과 같은 곳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NGO가 운영하는 작은 중고품 가게에서도 시니어 자원봉사자들이 판매자로 참여하고 작은 유적지나 관광지에서도 그 유산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시니어 자원봉사자들이 해박한 지식을 전달해준다.

이렇게 OECD 국가 등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활동적 고령화’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를 통한 사회적 참여를 모두 말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우리나라의 ‘활동적 고령화’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고령층의 노후준비로 인해 주로 소득을 보전해주고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일자리 지원으로 이뤄져 왔다.

선진국에 비해 빠른 정년 연령과 사회복지제도의 미비 등으로 아직까지 고령층의 삶이 불안하기 때문에 일자리 지원을 통한 소득보전 중심의 지원이 이뤄졌고 실제로 많은 노인 일자리 정책이 이런 취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그러나 2026년이 되면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초고령 사회가 된다. 이제부터는 기존의 고령 인구와는 다른 특성을 지닌 베이비부머 세대가 좀 더 다른 모습의 제2의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미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 및 소득수준, 은퇴 후의 연금수급 비율도 높고 동호회나 친목단체 등을 통한 사회활동 참여율도 높은 편이다.
기존 조사들에 의하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퇴직 등에 따른 노후생활의 주요 계획으로 취미생활과 자원봉사, 일정 규모의 소득창출 활동 등 생산적 활동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부모 세대와 비교할 때 상당히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원하는 것으로도 이해해 볼 수 있다.

은퇴를 바라보는 관점도 끝이 아닌 삶의 연속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급여가 있는 일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는 위기상황으로 은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로 은퇴를 인식하고 있고 은퇴 이후 원하는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정보에 대한 욕구가 두드러지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정부의 지원도 베이비부머 세대가 사회 참여를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에 대해 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 이후 원하는 일을 찾는 것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경제적 보상의 크기보다 사회적 가치와 개인의 자아실현 등을 더욱 중요시 여기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이전 세대와는 다른 사회적 혜택을 입은 고학력이면서도 전문성을 가진 베이비부머가 아닌가?
베이비부머가 먼저 사회를 위한 봉사나 사회공헌 참여기회를 기꺼이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에서 찾을 수 있었던 멋진 시니어들의 해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명이나 해설을 우리 사회에서도 조만간 더 많이 보기를 기대한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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