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제주산 월동채소 직격탄…지역경제도 ‘흔들’
FTA, 제주산 월동채소 직격탄…지역경제도 ‘흔들’
  • 고경호 기자
  • 승인 2020.01.0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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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산 증가로 무·양배추·당근 생산량 감소 전망
조수입 줄면서 고용·민간 경제 위축…GRDP 감소

FTA(자유무역협정) 이행에 따른 관세율 인하가 1차산업의 조수입 감소를 넘어 지역내총생산(GRDP)마저 끌어내리는 악순환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연구원을 통해 ‘FTA 관세율 변화가 채소류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최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중 FTA 8년차인 2022년부터 관세율이 인하됨에 따라 중국산 무 수입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제주지역 월동무 재배면적(생산량) 전망치는 ▲2020년 5390㏊(36만738t) ▲2024년 5412㏊(30만9850t) ▲2028년 5072㏊(24만4793t)으로 매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생산량 감소로 농가 수취가격은 소폭 상승하지만 전체 조수입은 2020년 1213억9600만원에서 2028년 987억8200만원으로 18.6%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제주산 양배추의 경우 한·중 및 한·베트남 FTA가 동시에 이행되면서 재배면적(생산량)은 2020년 1983㏊(8만9666t)에서 2028년 1779㏊(7만3883t)으로, 조수입은 같은 기간 361억4500만원에서 326억2000만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산 당근 역시 한·베트남 FTA에 따라 재배면적(생산량)은 1232㏊(4만787t)에서 926㏊(2만2704t)으로, 조수입은 455억2400만원에서 354억8800만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FTA 이행에 따라 관세가 없어지거나 관세율이 인하되면 수입량이 증가하고, 이는 제주산 월동채소의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게 분석 결과다.

특히 생산량 감소에 따른 조수입 감소 파급 효과는 제주지역 고용 및 민간소비 위축으로 확산돼 궁극적으로는 지역내총생산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제주연구원은 FTA 이행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제주형 및 정부형 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 제도 개선 ▲채소류 타 작물 전환 재배 지원 및 지원 단가 현실화 ▲생산자 주도형 자율적 수급조절 시스템 구축 ▲제주지역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식재료 유통센터 조성 등을 제시했다.

제주연구원 관계자는 “제주산 월동채소의 수요와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단기, 중기, 장기 정책 목표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와 함께 가공업체와 연계해 수입산 원료를 제주산으로 대체하고 나아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6차산업화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관세는 국가가 국가재정의 수입을 확보하거나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물품이 관세영역에 반입 또는 반출될 때 부과하는 국세다. FTA 협정에서는 상품의 수입과 관련된 모든 형태의 부가세 또는 추가 부과금의 형태를 포함한다.

또 관세율은 관세액을 결정하기 위해 과세표준에 대해 적용되는 비율이다.

고경호 기자  k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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