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문화콘텐츠산업의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제언
제주형 문화콘텐츠산업의 중장기 계획 마련을 위한 제언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2.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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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헌 ㈔제주ICT기업협회장·㈜아트피큐 대표이사

콘텐츠는 문화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 됐다. 우리 콘텐츠의 강점을 살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창작자들이 얼마든지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 창작자들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드리겠다.”

지난 9월 대통령이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내용이다. 대통령이 직접 콘텐츠산업 정책을 발표하면서 콘텐츠산업을 육성시키겠다는 강력한 정부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콘텐츠산업 중장기 종합계획인 콘텐츠산업 경쟁력 강화 핵심전략에 이어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발표하면서 콘텐츠산업을 핵심 성장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단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책금융 확대를 통해 향후 3년간 콘텐츠산업에 지금보다 1조원 이상 추가 확대하고 선도형 실감 콘텐츠 육성과 신한류로 연관산업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를 통해 2022년까지 콘텐츠산업 매출 150조원, 수출 134억달러, 70만명의 고용 창출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투자 및 융자 부분에서 소외됐던 제주의 콘텐츠 기업들에게는 한 가닥 희망이 생긴 듯하다. ‘콘텐츠 모험투자펀드를 조성해 향후 3년간 4500억원 규모로 확대하면서 그동안 투자가 어려웠던 지역기업도 가능성만 있다면 투자받을 수 있게 됐고, 신용보증기금의 콘텐츠 특화 기업보증과 콘텐츠 완성보증 등 기업보증도 7400억 규모로 확대해 콘텐츠산업의 성장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제주형 문화콘텐츠산업의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콘텐츠산업의 전체 매출 117조원 중 85%가 수도권 중심이고 지역 콘텐츠가 그 장벽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 콘텐츠산업의 좌표를 설정하는 제주 문화콘텐츠산업 중장기 계획을 마련함에 있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제주 콘텐츠산업의 현 실태를 냉철하게 분석하고 산업계의 요구와 향후 산업 생태계의 환경 변화를 예측해 현실적인 방향 설정을 해야 할 것이다. 중앙부처에서 추진하는 방향을 고려해 제주에서 현실적으로 추진 가능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5세대(5G) 이동통신 킬러콘텐츠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실감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제주 관광산업과 연계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활발히 전개될 것으로 보아 미디어의 다양성에 따라 콘텐츠 개발 및 마케팅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둘째, 지역 콘텐츠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창작, 개발, 제작, 유통이라는 각 단계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히 성공적인 콘텐츠 사업을 위해서는 원소스의 힘이 강력해야 멀티유즈로의 확장도 용이하므로 효과 있는 OSMU 전략과 이에 따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셋째, 제주지역 문화콘텐츠 산업은 문화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분야보다 서비스 분야에 대부분 치중돼 있다. 방송, 출판, 공연, 관광 등의 분야는 새로운 콘텐츠의 제작보다는 이미 제작된 상품 또는 콘텐츠의 서비스 제공을 의미한다. 그 외 사실상의 콘텐츠 제작 분야, 즉 애니메이션·게임·만화·모바일 콘텐츠 등의 제작 환경은 열악한 현실이다. 지역 내 콘텐츠기업 대다수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운영되다 보니 대규모 프로젝트로 이어지지 못 하고 있으며 여전히 산업적 효과를 내지 못 하는 콘텐츠 개발이 이어지면서 수익용도, 홍보용도 아닌 포지셔닝이 불확실한 콘텐츠로 자리를 잡지 못 하는 건 제주의 현실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지역 내에서 진행돼 온 콘텐츠 관련 지원사업들을 되짚어 보면서 성장 가능성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시장 파급력이 있는 기존 콘텐츠들이 사장되지 않도록 꾸준한 지원도 중요하다.

콘텐츠산업은 더 이상 여가와 소비의 대상이 아니다. 이미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산업임을 인식하고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만큼 지역 내에서도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중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에 산업계의 자구적인 노력과 함께 학·관이 모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뉴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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