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따뜻한 온정 안고 떠나는 독서 여행
연말연시, 따뜻한 온정 안고 떠나는 독서 여행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2.19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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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C와 함께하는 청소년 추천도서 [1] 사서들이 추천하는 권장 도서

겨울방학과 연말연시를 맞아 제주일보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사장 문대림)는 독서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사서들이 권하는 청소년 권장도서를 선정했다. 분야별로 다양한 권장도서들은 제주도서관 이찬미 사서, 서귀포도서관 신석민·양윤정 사서, 한수풀도서관 강희진·양경연 사서, 제남도서관 지기룡 사서 등이 추천·소개하면서 재미와 흥미를 더해주고 있다.

 

장갑에우게니 M. 라쵸프 지음, 배은경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

눈 덮인 땅 위에 투박한 장갑 한 짝이 떨어져 있다. 이 그림책은 첫 장과 끝 장이 같은 수미상관 구조다. 장갑은 이 사이를 꿈 같이 아름답고 따뜻한 상상력으로 채워놓는다. 작은 쥐부터 토끼, 여우, 곰까지. 한데 있을 수 없는 천적끼리 사이좋게 한 공간에 옹기종기 부대끼며 추위를 피한다. 장갑 또한 점점 집의 모습을 갖춘다. 반복되는 입말과 극단으로 향하는 전개가 아찔함을 선사한다. 너나없이 춥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이때, 가진 것이 없어도 서로 인정하고 도우며 상대방의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동물들의 모습이 평안하기까지 하다. 어쩌면 우리가 진정 바라고 꿈꾸는 세상이 이 그림책 속에 다 펼쳐진다. 우크라이나 민화를 소재로 정식 계약을 맺고 출간한 이 책은 시베리아 출신 화가의 그림이 더해져 더욱 이국적인 분위기를 배가한다. 나뭇가지 위에 소복이 쌓인 눈 자락과 황량하고 메마른 덤불, 바람에 흩날리는 눈발과 어딘가 의뭉스러운 동물들의 표정마저 사실적이면서도 왠지 모를 온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찬미 제주도서관 사서>

 

소금차 운전사올란도 위크스 지음, 홍한결 옮김, 단추 펴냄

어린이보다 어른을 위한 그림책으로 한겨울 꽁꽁 얼어붙은 도로를 녹이기 위해 소금을 뿌리는 한 남자의 마지막 일을 다룬 이야기다. 오랜 시간 낡은 트럭 하나로 여름엔 아이스크림을 팔고 겨울엔 소금을 실었지만 더 이상 당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해고 통지를 받고서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주인공의 일상과 지난날들이 천천히 그려진다. 인생의 혹한기에 우리는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할 수 있을까. 이 책엔 언젠가 닥칠 이별에 대처하는 자의 회한, 고독, 덧없음, 쓸쓸함, 피곤함 그리고 급변하는 세상 속 한 줌 티끌 같이 물러나는 인간에 대한 겸허함과 경외, 숭고함까지 모두 담겨 있다. 작가는 영국의 인디 록 밴드에서 14년간 리드 보컬로 활동하다 그룹 해체를 발표하고 책을 쓰기 시작했다. 이 그림책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작가의 실제 마음가짐이 반영되어서가 아닐까. 사각사각 줄을 긋는 소리가 들릴 듯 간결하고 섬세한 색연필의 선과 수채화 특유의 부드러운 색감이 삶을 위로하는 것 같으면서 마음을 저리게도 한다.

<이찬미 제주도서관 사서>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열쇠』(1~2) 스티븐 호킹, 루시 호킹 지음주니어RHK 펴냄

수학·천문학·물리학이 녹아있는 사이언스 스펙터클 어드벤처

겨울방학!! 휠체어 위의 우주여행자 스티븐 호킹과 소설가인 딸 루시 호킹이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우주여행을 떠나보자. 스티븐 호킹과 그의 딸 루시 호킹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과학이 컴퓨터 게임처럼 신나고 재미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어 이 책을 집필했다. 스티븐 호킹은 과학 이론을 책임지고 루시 호킹은 흥미진진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스토리를 맡았다.

이 책은 평범한 학생 조지가 이웃집에 이사 온 과학자 에릭 가족과 그의 슈퍼 컴퓨터 '코스모스'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코스모스를 통해 우주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내용이 전개되고 주인공들이 대화 속에서 우리가 궁금해 하던 우주의 신비로운 비밀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전달한다. 이야기 중간 중간 우주에 대한 낯선 용어를 실감나는 사진과 함께 삽입하여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우주에 대한 꿈을 갖게 한다. 또한 스티븐 호킹은 주인공들을 통해서 아름다운 지구의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생태환경 보호 운동가인 조지의 부모님과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을 통해 점점 오염되고 있는 지구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 쯤 별이 빛나고 있는 하늘을 궁금해 하고 우주여행을 꿈 꿨을 것이다. 이제는 우주의 별로 돌아간 스티븐 호킹이 남겨 놓은 흥미롭고 유익한 책을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우주에 대한 꿈을 키우고 지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우주여행이 되길 기대한다.

<신석민 서귀포도서관 사서>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서정홍 지음, 문학동네 펴냄

주인공이 무어, 따로 있나는 서정홍 시인이 쓰고 정가애 작가가 그린 동시집이다. 방수 페인트 기능사 요한 아저씨, 드라마 보조 출연자 진수 삼촌, 산골 마을 목욕탕 주인아저씨, 목수 자중 삼촌, 초등학교 1학년 최종득 선생님, 택배 기사 효민 아저씨 등. 시집에는 자신의 일에 보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범하지만 정겨운 일상이 담겨져 있다.

이 사람아, 영화고 드라마고/ 무어 주인공이 따로 있나./ 나오는 사람이 모두 주인공이지.”(18p.)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저마다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모두가 인생의 주인공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서정홍 시인은 시()아이고 어른이고 누구나 쉽게 읽고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코끝이 시린 올 겨울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시 한 편을 읽으면서 훈훈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양윤정 서귀포도서관 사서>

 

야채호빵의 봄방학박수봉 지음, 영컴 펴냄

성인이 된 지금에야 혼밥이 아무 일도 아니지만, 만약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챙겨서 교실에서 나 혼자 먹어야 하는 상황이 닥친다면 어떨까? 나라면 쟤는 친구도 없나 봐라는 주위의 시선이 괴로워서 교실 바닥으로 꺼져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교실에서의 혼밥 도시락을 자발적으로 택한 아이들이 있다. ‘야채는 직접 싼 도시락으로 스스로를 좀 더 챙기고 싶어서, ‘라비는 중학교 때 왕따의 기억 때문에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는 공간에서 밥을 먹는 게 힘들어서. 각기 다른 상처를 지닌 두 아이는 도시락을 계기로 교실에서 서로를 주시하고 서서히 가까워진다. 보온 도시락에 남아있는 온기 같은 야채의 마음과 배려로 편의점 도시락처럼 차갑던 라비의 마음이 조금씩 덥혀진다. 그 후 라비 역시 타인을 이해해보고자 먼저 손을 건네는 단단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남의 시선이 가장 신경 쓰였던, 그래서 눈치를 보며 더 관계에 매달렸던 중·고등학생 때의 나에 비해 야채와 라비, 호랑, , 조연이 모두 자신을 성찰하고 이를 긍정적인 관계로 전환할 수 있는 솔직함이라는 귀한 능력을 지닌 친구들이다.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건넨 소심한 배려가 어떤 나비효과를 만들어내는지, 그들이 어떤 봄방학 같은 시간을 보냈는지 또래의 중, 고등학생들이 함께 들여다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강희진 한수풀도서관 사서>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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