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정세균 전 국회의장(69)을 지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차기 총리 지명을 발표, “저는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그러나 갈등·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면서 국민 통합·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인선배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우리 사회의 낡은 시스템을 개혁하고, 혁신적이고 포용적이며 공정한 경제로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며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시대적 요에 가장 잘 맞는 적임자가 정세균 후보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쌍용그룹 상무이사 출신으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과 민주당 당대표, 참여정부에서 산업부장관을 역임한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전주신흥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 美 페퍼다인대 경영학 석사와  경희대 경영학 박사다. 국회의 표결 등 인준절차를 거쳐 정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이낙연 총리에 이어 2번 연속 호남출신이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총리직에서 물러나 내년 총선을 비롯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이낙연 총리에 대해서도 “국정개혁의 기반을 마련하고 내각을 잘 이끌며 책임 총리로서의 역할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셨다”며 “저로서는 매우 아쉽지만,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신망을 받고있는 만큼, 이제 자신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놓아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경제와 협치’에 방점을 둔 이번 인선에 대한 설명에도 차기 총리 후보자로 전임 국회의장을 지명한 것을 두고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안좋은 선례’라는 평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