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공친 국회, 이젠 매듭짓자
1년 공친 국회, 이젠 매듭짓자
  • 변경혜 기자
  • 승인 2019.12.15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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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샤바샤바해서 유야무야 됐죠’

국어사전엔 ‘뒤에서 이야기를 하다, 어떤 꿍꿍이를 도모하다’라고 나온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흔하게 듣던 말이다. 행정기관이나 법원, 검찰, 경찰 등 공공기관에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않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억울한 개인의 사연을 들여다보면 어김없이 문제의 ‘샤바샤바’가 등장하곤 했었다.

이건희 회장이 연루된 삼성X파일 사건, 정몽구 회장이 주범이었던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은 검찰과 재벌과의 대표적 샤바샤바이고 ‘누가 봐도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성접대사건 역시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비난에도 어물쩡 넘어가고 있다. 전임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이 됐던 세월호참사의 진상이나 최근 재조명되고 있는 ‘울산고래고기사건’ 역시 고래고기업자와 검찰유착의혹 등이 제기됐지만 무엇 하나 명쾌하지 않다.

‘최악의 국회’ 오명을 받아온 20대 국회가 올 4월부터 시작해 1년 가까이 싸워온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의 가부여부가 조만간 결정된다.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4개 법안이다. 이 4개 법안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특히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화두에 다수의 국민들이 절대적 동의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 과거 여론조사보다 더욱 공고한 결과가 이어진다.

그 배경에는 오직 검찰만 갖고 있는 기소독점주의가 가장 핵심이다. ‘죄인도 법정에 세우지 않는 힘’이란 말이 나올 만큼 막강한 권력을 분산시키자는 것이다. 검찰만 부패하고 다른 수사기관은 깨끗해서가 아니다. ‘권력이 집중되면 부패한다’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일하지 않던 국회가 이제 매듭지을 시간이다. 패트 4법만이라도 제대로 처리한다면 국민들의 비난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변경혜 기자  bkh@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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