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서러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자
겨울이 서러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자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2.1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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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 대설(大雪)이 지나자 본격 추위가 몰려오고 있다. 수은주가 뚝 떨어지면서 일교차도 심해졌다. 아주 덥거나 추운 계절은 가난의 서러움을 더한다. 난방비 걱정 없고 방한이 잘되는 집에서 반팔 반바지로 한겨울을 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추위에 떨며 연탄 걱정, 끼니 걱정이 끊이지 않는 이웃도 적지 않다. 특히 홀로 사는 노인들은 하루하루가 매우 힘들다.

제주도와 홀로사는노인지원센터 등이 이들을 찾아 삶과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지난 12일자 본지에 보도된 김모 할아버지(73), 문모 할머니(81) 이야기는 취약 독거노인들의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가슴이 먹먹하다.

컨테이너에 20년 넘게 살고 있는 문 할머니는 난방은 꿈도 못 꾼다. 전기장판으로 올 겨울을 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과수원 창고에서 역시 20년째 살고 있는 김 할아버지는 무엇보다 몸이 성한 곳이 없고 체력이 날로 약해지다 보니 겨울이 더욱 무섭다외로운 것도 힘든 것 중 하나라고 했다.

문 할머니와 김 할아버지처럼 사회복지시설로부터 지원을 받는 도내 독거노인은 5500여 명에 달한다. 그 중 주거 취약가구는 제주시 32가구(컨테이너 22·창고 비닐하우스 1), 서귀포시 16가구(컨테이너 창고 비닐하우스 3) 48가구에 이른다.

다들 겨울철이 어렵고 두렵다고들 한다. 저소득 독거노인들은 대부분 난방은 꿈도 못 꾼다. 기초생활수급의 생계비로는 의료비, 식비 등을 감당하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김 할아버지가 최근 발목을 크게 다쳐 활동을 거의 못 하는 것처럼 노인들은 겨울철에 추위로 인해 부상당하는 확률도 높다. 고령 및 질병, 무릎관절염 등으로 허약해진 신체에 추위로 인한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겨울철 노인 골절 환자는 다른 계절에 비해 50%나 증가한다. 이렇게 발생한 골절은 저소득 독거노인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제주도와 홀로사는노인지원센터가 이들 독거노인들에 대해 생활 관리부터 물품, 의료 지원 등의 사업을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경제 침체가 심해지면서 경기 한파기상 한파까지 더해졌다. 그 추위가 우리의 마음마저 얼어붙게 하는 듯하다. 그렇다고 추운 겨울을 보내기가 힘든 독거노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을 방치할 수는 없다.

가난으로 겨울이 서러운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들을 보호하고 도움을 주는 일은 우리 사회의 책임이자 의무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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