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안전도시’와 CC-TV
‘지속 가능한 안전도시’와 CC-TV
  • 뉴제주일보
  • 승인 2019.12.1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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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의 미래발전목표가 ‘지속가능한 안전도시(The Sustainable & Safe City)’이어야 함은 두말 할 나위없다.

그 이유는 도시의 번영이 이제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자원부족 등 글로벌 이슈들의 심각성과 함께 과거와 같이 경제적·물리적인 향상만이 아니라 환경친화성, 지속개발가능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안전성에 함께 중점을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국제안전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데 제주도가 표방하고 있는 ‘국제안전도시’에 대해 한마디로 ‘거짓말 말라’는 조사결과가 또 나왔다. 행정안전부가 10일 공개한 ‘2019년 전국 지역안전지수’에 따르면 제주도는 범죄 및 생활안전분야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최하등급인 5등급에 머물렀다. 더욱 한심스러운 것은 이러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올해로 5년 째 연속으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행안부는 제주 범죄 안전지수가 최하등급을 받은 이유에 대해 5대 범죄건수가 인구 1만명 당 123.8건으로 전국 평균보다 40% 많지만 범죄 예방을 위한 CC(폐쇄회로)TV 대수 증가율은 9개 도 가운데 가장 낮은 34%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이 조사결과에 매우 걱정된다. 살인, 강간, 강·절도 등 5대 범죄건수가 전국 평균보다 인구비 40% 많다는 점은 제주사회가 그만큼 위험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행안부가 제주지역의 CC-TV 대수 증가율이 다른 지방에 비해 떨어지면서 안전지수가 떨어진다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CC-TV가 범죄 예방을 위한 만능키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CC-TV가 범죄 예방효과가 좋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초상권 및 사생활 침해,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설혹 CC-TV운용으로 범죄가 줄어들었다고해도 범죄가 주변지역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낳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고려해야 한다. 방범용 CC-TV는 이미 외국에서도 숱한 논란을 빚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나 캐나다 등은 공공장소에 CC-TV를 설치하는 것을 법으로 금하고 있거나 법원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CC-TV에 비교적 관대한 편이지만 최근 범죄가 줄어들기는커녕 주택가 등 다른 지역으로 무분별하게 옮겨가고 있다고 해서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CC-TV를 무작정 늘리기보다는 시민 자치적인 범죄예방 시스템을 갖추어나가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뉴제주일보  cjnews@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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