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제주 숙박업계…줄도산 우려
‘벼랑 끝’ 제주 숙박업계…줄도산 우려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9.12.10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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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에 운영난 극심…휴·폐업 속출
불법 영업까지 판쳐…올해 356곳 적발

제주지역 숙박업계가 과잉공급과 불법 운영업체 난립 등으로 극심한 영업난에 시달리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대형 관광호텔들이 하나둘씩 쓰러지고, 중소업체들도 줄줄이 문을 닫는 등 휴·폐업하는 숙박업체가 속출하고 있다.

10일 도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30년 넘게 자리를 지켜왔던 제주시 연동 소재 A 관광호텔이 최근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호텔 인근의 B 대형 관광호텔도 운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최근 문을 닫았다. 

이들은 100개가 넘는 객실을 갖춘 제주시내 대표 관광호텔들이지만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다 못 해 A호텔은 6개월, B호텔은 1년간의 잠정 휴업을 신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도내에서 휴·폐업 신고한 숙박업체는 602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개·폐업 신고가 난립하는 농어촌민박(568곳)을 제외해도 관광호텔 9곳, 휴양펜션 3곳, 일반숙박시설 13곳, 생활숙박시설 3곳, 유스호스텔 6곳 등 30여 곳이 줄줄이 영업을 중단했다.

도내 숙박업계의 과잉공급 상황이 지속되는 데다 분양형 호텔의 덤핑 영업 등으로 출혈 경쟁이 심화하면서 누적된 영업적자를 감당하지 못 하고 문을 닫는 숙박업체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올 10월 말 기준 도내 등록된 숙박시설은 총 5635곳·7만4363객실로, 지난 1월 말(5194곳·7만7159객실)과 비교해 9개월 새 441곳·2604객실이 더 늘었다.

도내 숙박업계의 과잉공급 규모가 약 2만6000객실로 추정되는 등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한 달에도 수백 객실씩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타운하우스 등을 활용한 불법 영업이나 미신고 업체 등 불법 숙박업의 난립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하면서 생존 싸움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각 행정시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도내 불법 숙박업 단속에 나선 결과 지난해 9~12월 101곳, 올 11월까지 356곳이 적발됐다.

불법 숙박에 사용된 건축물은 올해 기준 단독주택 226건, 공동주택 34건, 타운하우스 44건, 기타(원룸, 오피스텔 등) 52건 등이다.

그러나 1차 적발 시 행정조치가 계도 수준에 그치는 등 실질적인 영업 제한에는 한계가 있어 단속에 적발된 후에도 또다시 불법 영업에 나서는 업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내 숙박업계 관계자는 “숙박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종업원 인건비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업체가 한둘이 아니”라며 “특히 불법 숙박업 성행에 따른 각종 부작용을 해결하기에 지금의 단속 및 처벌 수준으로는 턱도 없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불법 숙박업체들의 영업행위와 일부 분양형 호텔 등의 덤핑 판매 등 질서를 흐뜨리는 행위를 뿌리뽑을 수 있는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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