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 학술용역심의위원회가 지난 9일 ‘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방안 연구 조사’ 학술용역심의를 사실상 부결한 데 대해 도의회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정무적·정치적 준거에 근거한 평가”라며 불쾌함을 표했다.

도의회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10일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방안 연구조사 학술용역심의 재심의 결정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하고 “학술용역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 진심으로 존중하나 이번 심의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에 대해서는 차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특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학술용역의 타당성을 사전 검토하는 제주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는 ‘초기 연구 목적인 공론화 조사에 집중할 경우 갈등을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국가사업을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가 수행할 수 있는지 추진 주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 아직 시행되지도 않은 과업 수행 과정과 내용에 대한 가정을 전제해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며 “객관적 기준이 아닌 정무적·정치적 준거에 근거해 평가 결과를 제시해 공정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이어 “국책사업 추진에 따라 발생하는 갈등을 관리하고 해소하는 사무는 국가사무에 한정된 것이 아님에도 제2공항 건설이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갈등해소까지 국가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논리는 정치적 해석에 좌우된 것”이라며 “이 같은 검토의견 제시는 원희룡 지사의 입장과 발언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날 도의회 기자실에서 특위 입장문을 발표한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은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 방안 연구 조사 용역비에 해당하는 3억원을 다른 방법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의회는 제주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 사무관리비로 반영해 달라고 예결특위에 요청한 5000만원을 3억5000만원으로 늘려 편성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산 증액은 도지사의 동의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실제 예산 증액이 이뤄질 가능성은 미지수다. 

현대성 기자  cannon@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