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과 조커
영화, 기생충과 조커
  • 제주일보
  • 승인 2019.12.0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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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호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동국대 영상대학원 부교수

한국영화 100년인 올해에 봉준호 감독의 한국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또한 기생충은 지난달 25(현지시간)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19년 최고의 영화 10(The 10 Best Movies of 2019) 가운데 한 편으로 이름을 올렸다.

북미에서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 가운데 사상 최고의 박스오피스를 올렸고 헐리우드 어워즈에서 필름 메이커 상을 수상했다. 또 한국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상의 외국어 영화 부문뿐만 아니라 작품상, 각본상, 미술상까지 거론되며 한껏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타임지는 기생충가난한 가족이 상류층 가족을 속이는 내용의 블랙 코미디-스릴러 영화다.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분노를 예술적으로 탐구한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올해 베니스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은 미국의 토드 필립스 감독의 영화 조커가 차지했다.

블록버스터 영화이면서 코믹스 영화로서는 이례적인 국제영화제 수상이다.

거기에다 조커R등급 최초로 10억 달러(한화 약 11700억원)의 수익을 올려 작품성과 흥행성의 두 마리 토끼를 건져 올렸다. 제작비 6250만달러의 16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영화 조커는 고담시에 사는 광대, 코미디언을 꿈꾸는 남자, ‘아서 플렉의 이야기이다. 모두가 미쳐가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맨 정신으로는 그가 설 자리가 없음을 깨닫고 저항의 길거리로 나서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의 두 대사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개 같은 코미디였어.”, “나의 죽음이 내 삶보다 더 가취 있기를!”

영화 기생충조커는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가 양극화 이야기란 점이다.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이 상류층 가족에게 기생하며 살다가 그보다 더 못한 지하 깊숙이 감춰져 있던 다른 가족이 지상으로 올라와 엉키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미국에선 이 영화를 블랙 코미디-스릴러 영화로 구분하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통렬한 사회 비판 우화. 동물 대신 각 계급의 가족들이 치열한 생존투쟁 끝에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고 다시 원 계급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비참한 현실을 꼬집은 이야기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면 기분이 썩 개운치가 않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희망을 버린, 암울함마저 느껴진다.

조커역시 마찬가지다. 부모에게서 버림받고도 살아보려고 코미디언을 꿈꾸지만 고담시의 그 누구도 아서 플렉에게는 웃어주지 않는다.

코미디는 주관적인 거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것이 웃긴지 안 웃긴지 맘대로 결정하죠라고 항변하지만 그의 코미디는 비웃음의 대상이 될 뿐이다. 결국 그는 자신만의 코미디를 선택한다. 미쳐가는 세상에 가장 적합한 코미디를.

이러한 무거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의 두 번째 공통점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암울하고 어두운 결말임에도 전 세계 많은 관객이 두 작품에 공감한 것이다.

결국 조커는 전 세계 시위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사회 불평등과 부패한 정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우리는 모두 광대(we are all clowns)”라는 문구와 함께 많은 사람이 조커분장을 한다. ‘나는 지금 밑바닥에 있지만, 다음 행동에 주의하라는 경고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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