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교란종 '붉은귀거북' 제주서 부쩍
생태계교란종 '붉은귀거북' 제주서 부쩍
  • 정용기 기자
  • 승인 2019.12.05 1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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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행사서 방생·가정서 버려지는 경우 지속

생태계 교란종인 ‘붉은귀거북’이 종교행사에서 방생되거나 가정에서 버려지면서 생태계 파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5일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센터가 구조한 야생동물은 7200여 마리에 달하고 있다.

외래종은 255마리가 구조됐는데 이 중 붉은귀거북은 76마리로 전체 3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귀거북은 저수지 등 민물에 서식하며 피라미와 붕어를 비롯한 토종 어류를 마구 잡아먹는 생태계 교란종이다.

붉은귀거북은 한 번에 20∼30개의 알을 낳아 상대적으로 번식력이 강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개체 증가와 맞물려 센터가 신고 등을 받고 구조한 개체도 2011년 단 1마리에서 올해는 14마리로 급증했다.

2011∼2014년 붉은귀거북은 1∼3마리 정도만 구조됐으나 2015년 이후부터는 10여 마리로 10배가량 늘어났다.

센터가 구조한 붉은귀거북은 대부분 안락사되거나 동물카페로 이관된다.

행정당국은 생태계교란종인 붉은귀거북의 개체 확대를 막고자 매년 포획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거북이 장수를 상징한다는 이유로 도내 종교 행사에서는 붉은귀거북 방생 행사가 매년 이어지고 있다.

또 시장 등에서 애완용으로 붉은귀거북을 구매한 후 20∼30㎝ 길이의 성체로 자란 뒤에는 버리는 가정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아스타호텔에서 열린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외래종 및 생태계 교란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윤영민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은 “도내에 분포돼 있는 전반적인 외래종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른 관리 대책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제주도엔 붉은귀거북의 서식지가 확산할 수 있는 강이 없어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생태계 파괴 우려가 다소 적은 편”이라면서도 “불특정 장소에 방생되거나 버려지는 개체가 끊이지 않고 있어 관리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용기 기자  brave@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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