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1500만명 온다는데
또 다시 1500만명 온다는데
  • 정흥남 편집인
  • 승인 2019.12.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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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자타가 인정하는 국제 관광지다. 그리고 서비스업으로 상징되는 제주의 관광산업은 지역경제의 절대적 비중을 점유한다.

따라서 제주에서 관광산업 활성화는 두 말할 나위 없이 지역경기 활성화로 이어져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이런 기대는 언제나 빗나간다.

그 기조에는 ‘내실’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고 그 분석은 해마다 되풀이 되지만 내실을 다지기 위한 대책은 여전히 관료들의 책상서랍에 자리를 튼 채 나올 줄 모른다.

때문에 제주 관광산업에는 허장성세(虛張聲勢) 또는 속빈강정이라는 말이 늘 따라다닌다.

3년 전인 2016년 7월 지방정부인 제주도는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대비한 수용태세 개선 및 질적 향상을 위해 관광국을 신설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당시 제주도는 관광국 신설로 제주관광공사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제주컨벤션뷰로, 제주도관광협회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관광 마케팅 정책과 수용 태세 개선 등에 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기대했다.

3년이 지난 지금 제주도가 어떤 성과물을 냈는지 의문이 나온다.

#내·외국인 관광객 동시 증가

올해 제주 방문 관광객수가 1500만명선에 이를 게 확실시 된다.

제주도관광협회 등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 들어 11월까지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은 1398만5000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관광객 수 1322만8000명보다 5.7%(75만7000명) 증가했다. 하루 평균 4만1000여 명의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 한 해 동안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520만명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방문 관광객은 해마다 급성장을 지속하면서 2016년엔 1585만명을 기록, 사상 최초로 1500만 시대를 열었다. 이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영향으로 2017년 1475만명, 지난해 1431만명 등으로 위축세가 이어졌다.

그런데 올 들어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춤했던 내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하반기부터 눈에 띠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국인 관광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모두 증가하는 쌍끌이 상승세가 이어진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이처럼 늘어나는 현상은 분명 반길 일이다.

그런데 그 속을 들어가 보면 지금 제주관광은 지금 화려한 외형과 달리 엄동설한이라는 말이 나온다.

전성기 시절을 회복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제주도내에 셔터를 내린 숙박업소가 즐비하다.

#‘결과물’ 배분 공평하지 못해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즐겨 찾는 제주시 연동을 비롯해 제주시 구도심 중심지를 돌아보면 쉽지 않게 문을 걸어 잠근 점포들을 찾아 볼 수 있다.

그나마 문을 연 점포주들은 하나 같이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

이 같은 원인의 정답은 이미 오래전 나왔다. 제주관광 ‘결과물’의 공평하지 못한 배분이다.

제주도민수 보다 20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외부에서 찾아 왔다면 응당 이들은 제주에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 돈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제주사회에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닌 게 분명하다. 이러다 보니 관광객 1500만명이 과연 제주에 어떤 실질적 도움을 줬느냐 하는 부정 여론이 이는 게 자연스럽다.

당연히 제주가 조금은 더 풍요롭고 나아가 그 사회 구성원들의 삶의 질 또한 윤택해 져야 한다. 그렇지만 지금의 제주는 이를 체감할 수 없다. 되레 소란스럽고 세태가 각박해졌다는 중얼거림이 이구동성으로 나온다.

제주관광의 컨트롤 타워인 지방정부라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이 또한 소걸음이다.

제주 관광이 나갈 길을 잃은 느낌이다.

정흥남 편집인  jh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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