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자영업의 추락’…불황 그늘 짙어진다
제주 ‘자영업의 추락’…불황 그늘 짙어진다
  • 문유미 기자
  • 승인 2019.12.04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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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만6150곳 고용보험 소멸, 매년 증가세
신규 등록보다 많아 악화 우려 현실로
내수 소비 감소에 경영난 가중 여파
고용시장 약화로 이어져 악순환 심화

제주지역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간신히 버텨오던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내수 소비가 얼어붙은 가운데 인건비 등 각종 운영비용 상승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문을 닫는 사업장이 속출하는가 하면 일자리 상실과 직결되는 실업급여 신청도 급증하고 있다.

4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제주지역의 고용보험 소멸 사업장은 2만615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2463곳)보다 16.4%(3687곳) 늘어났다.

1인 이상 고용하면 의무 가입해야 하는 고용보험이 소멸됐다는 것은 사실상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 들어 도내에서 한 달 평균 2600여 곳에 달하는 사업장이 사라진 셈으로, 계속되는 불황 속에 운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 것으로 우려된다. 

제주지역 고용보험 소멸 사업장은 2015년 1만8486곳에서 2016년 2만3곳, 2017년 2만3704곳, 지난해 2만9892곳 등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는 고용보험에 신규 가입한 도내 사업장 규모가 소멸 사업장 수를 앞섰지만 올 들어서는 이미 소멸 사업장 수(2만6150곳)가 신규 사업장 수(2만995곳)를 훌쩍 넘어서면서 자영업 악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처럼 문을 닫는 사업체가 속출함에 따라 도내 고용시장은 기존 일자리마저 줄어들며 사정이 더욱 나빠지는 등 악순환이 심화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제주지역의 고용보험 상실자 수는 7만93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만7720명)보다 4.7%(3000여 명) 증가했다.

일자리 상실과 해고·이직 등의 사유로 도내에서 한 달 평균 7000여 명의 실직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비자발적 실직자에게 지원되는 실업급여 수급자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도내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8717명으로, 전년 동기(7942명) 대비 9.7% 증가했다.  

실업급여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직원, 아르바이트생 등 고용보험에 가입된 이들이 비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잃었을 때 생활안정과 구직활동을 위해 최장 270일 동안 지급된다. 

도내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2015년 7579명, 2016년 7650명, 2017년 9078명, 지난해 1만498명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올해도 연간 1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유미 기자  moon@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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