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제주특별자치도가 오리온이 최근 출시한 혼합음료 ‘제주용암수’ 국내 판매를 강행하겠다는 입장(본지 12월 4일자 5면 보도)에 대해 입장 변화가 없는 경우 이달 말 ‘원수(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도가 강경 입장을 밝힘에 따라 국내 판매 여부 인지에 대한 진실공방과 함께 국내 판매 형평성 문제, 제주도의 계약 관리 허술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도는 4일 이 문제와 관련한 브리핑을 갖고 오리온 측이 전날 밝힌 입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제주도는 오리온이 국내 판매 입장을 고수할 경우 이달 말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오리온 측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제주도가 이날 공개한 공문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 10월 19일자 공문에서 ‘제주의 공공자원인 용암해수(염지하수)를 활용해 음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하수에 대한 도민정서와 유통시장에서의 기존 업체와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음료 사업 추진을 위해 우리 도와 사전 협의한 대로 판매시장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공략하고 전량 수출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제주도는 이어 ‘귀사에서 우리 도와 협의한 해외 판매용 이외의 국내 시장에서 유통ㆍ판매할 제품 생산용 용암해수(염지하수)의 공급은 불가함을 알려드린다’라고 적시했다.

제주도는 같은 달 31일 보낸 공문에서도 ‘기존 도민의 기업인 제주개발공사에서 판매되는 먹는 샘물과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용암해수를 활용한 생산제품의 판매는 해외시장 수출에 중점을 둬 추진해야 한다’라고 거듭 밝혔다.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이와 같은 공문을 공개하면서 “제주도는 염지하수에 대한 공급계약 및 승인도 받지 않은 채 제품을 생산ㆍ판매하고  혼합음료가 아닌 ‘생수’로 오인토록 홍보하는 등에 대해서도 정확히 해명토록 엄중 경고한 바 있다”라며“올해 안에 협의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급 중단도 검토하겠다”고 단호하게 답변했다.

이와 관련 김성제 물관리과장은 “오리온의 최근 행보는 행정과 기업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하지만 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오리온과 협의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과장은 이와 함께 “이번 주 내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원수 공급 중단 등 다양한 제재 방안을 고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허인철 오리온그룹 총괄부회장은 지난 3일 준공식 기자간담회에서 “제주도가 지난 10월 31일자로 공문을 보내왔지만 그 내용은 삼다수와 경쟁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이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도가 오리온의 국내 판매 금지에 대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부분과 다른 회사가 국내에서 판매를 하고 있음에도 오리온 제품만에 대해 국내 판매를 해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 하면서 이에 대한 제주도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이날 오리온 측에 입장을 물었으나 “내부적으로 검토가 필요하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부남철 기자  bunch@jejuil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