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수확철 잦은 비, ‘장기대책’ 고민해야
감귤 수확철 잦은 비, ‘장기대책’ 고민해야
  • 제주일보
  • 승인 2019.12.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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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온난화로 ‘농작물 지도’가 바뀐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과일 재배지역이 변하고 있는 사실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지난 100년 간 우리나라 연 평균 기온은 1.7도 가량 상승했다. 세계 평균 온도가 0.74도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더욱 뚜렷하게 상승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기후변화로 제주의 특산물처럼 여겨지던 감귤류도 내륙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밀감·한라봉·천혜향·황금향 등 감귤류는 더 이상 제주만의 특산품이 아니다. 제주에서 남해안 일대 내륙으로 첫 발을 내디딘 지 40여 년 만에 아열대성 작물인 감귤류의 재배지는 300~350㎞가량 북상했다. 이 때문에 21세기 후반엔 강원 해안지역에서도 감귤류 재배가 가능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그런데 상황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지구 온난화는 가을장마에 이어 겨울장마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다. 이 시기는 제주산 노지감귤 출하시기와 겹친다. 수확시기 비 날씨는 감귤에 백해무익하다. 감귤의 맛을 떨어뜨리는 등 상품성을 끌어 내리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상황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 한 달 간 제주지역에서 이어진 비 날씨는 북부(제주) 17일, 서부(고산) 15일, 남부(서귀포) 14일, 동부(성산) 18일에 이른다.

최근 일주일 간 강수량은 서귀포 지역의 경우 28.4㎜, 성산 21.3㎜, 고산 15.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많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은 노지감귤 수확이 지연되는 것은 물론 부패병과 낙과현상이 발생하면서 품질 유지 및 가격하락 현상을 낳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내년 초 출하 물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물량 조절 실패에 따른 가격 하락까지 우려된다.

제주감귤이 말 그대로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도 없어 보인다. 앉아서 당하는 형국이다. 이는 감귤뿐만 아니라 제주산 농작물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겪는 현상이다. 우선 급한 불을 끄고 보자는 현장의 위기의식은 초단기 정책으로 이어지고 ‘그 때’가 지나면 모든 게 지워진다.

반복되는 ‘임시변통’은 궁극적 문제해결 대책이 될 수 없다. 잦은 비 날씨를 극복할 수 있는 우량 품종의 개발 등 지구온난화를 극복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단기처방도 필요하지만 지금 제주감귤이 맞고 있는 어려움의 원인을 살펴야 하는 이유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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