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면접, 떨어지는 별, 회장님의 토크쇼
춤추는 면접, 떨어지는 별, 회장님의 토크쇼
  • 제주일보
  • 승인 2019.12.0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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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연 제주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논설위원

제주 노형오거리에 몇 년 동안 올라가고 있는 건물이 있다. 복합리조트 드림타워가 내년에 곧 오픈을 할 예정이라는데 저 건물을 채워야 하는 인적자원에 대한 생각이 떠오른다.

20년 전 라스베가스 MGM GRAND 호텔은 9000여 명의 직원이 있었다. 그 직원수의 딱 3분의 1인 3000여 명의 직원을 드림타워에서 내년 오픈 전인 11월에 경력직을 다 뽑고 12월부터 신입사원을 뽑겠다는 기사를 보았다.

그러고 보면 난 참 많이도 지원을 하고 면접도 보았던 것 같다. 그 많은 면접 중에 잊혀지지 않는 두 번의 면접이 있다. 하나는 그 때의 긴장이 생생히 기억나는 면접과 다른 하나는 춤을 췄던 면접이었다.

미국 유학 중에 마이애미 DAYS IN 호텔 프론트 직원을 뽑는 면접으로 미국을 간지 얼마되지 않아 영어면접이 부담스러워 그 때의 긴장을 떠올리면 지금도 떨린다. 다른 하나는 졸업 이후 라스베가스 MGM GRAND 호텔 프론트 부서에 하는 면접에서 춤을 췄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고객과 접점이 많은 프론트직원에게 필요한 외향적인 성격을 보기 위해 춤추는 움직임을 보고 성격이 내·외향적인지를 파악하려는 의도임을 추측해 본다.

교육 중에 받은 매뉴얼 내용 중 기억나는 것은 MGM은 직원을 직원이라 하지 않고 고객을 감동시키는 공연자로써 ‘캐스트 멤버 (cast member)’라고 칭했다. 이들은 손님을 즐겁게 해주는 스타이므로 10개의 별이 주어지고 연락없이 무단 결근을 하는 등의 무책임한 행동을 했을 때 별 하나씩 떨어지는데입사 즉시 받은 10개의 별이 다 사라지면 자동 해고였다는 것도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낯선 토크쇼의 초대장이 집으로 날아왔는데 광고 우편물로 오인해 휴지통에 버리고 출근한 날, 매니저가 오전 근무 대신 극장에서 공연을 구경한 뒤 오후에 근무하러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극장을 갔더니 MGM 호텔 회장이 토크쇼 진행자로서 뮤지컬 공연과 함께 MGM의 성과보고를 직원들에게 하고 있었다.

호텔 인사부의 주요 업무가 인재채용, 직원교육, 직원복지라면 춤을 추게 하는 면접(채용), 교육에 아끼지 않는 투자와 정확한 매뉴얼 제시(교육), 회장이 직원을 즐겁게 하려는 노력(복지) 등 MGM은 이미 20년 전에 스타들을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전문적으로 구축돼 있었다는 것인데 현재 한국에서 이와 같이 잘 구축돼 있는 회사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그 이후 한국 컨벤션회사(PCO) 대리직급으로 상급자들과 함께 채용을 하려고 컨벤션 채용박람회를 간 적이 있다. 그 당시 나는 서류로만 봤을 때 전공관련 졸업, 학점, 경력, 면접태도도 좋았던 지원자를 사장께 추천을 했고 과장도 한 명, 차장은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4학년 학생으로 면접부스에서 실실 웃기만 했던 지원자를 추천했다.

그 당시 난 차장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했다. 나와 차장이 추천한 지원자 두 명이 고용이 됐다. 초반에는 내가 추천했던 친구가 업무수행능력이나 기획력이 훨씬 뛰어나더니, 그 이듬해 경력도 없고 관련도 없는 과 출신에 그저 실실 웃기만 했던 그 친구가 인성과 사람들과의 융합력을 바탕으로 업무능력이 월등히 뛰어나 회사의 분위기 메이커가 돼 버렸다.

이 경험으로 내가 크게 깨달은 바는 이력서와 단편적인 면접이 다 말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 이상을 읽어낼 면접관(차장)의 직관이 없다면 전문적인 시스템이나 프로그램 개발로 고객들을 행복하게 해 줄 스타를 찾아내고 키워내고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력서와 짧은 면접에서는 찾아내지 못 하는 인재, 즉 스타를 찾아내는 채용, 교육, 복지 프로그램 개발 등 앞으로 가야할 길이 험하고 멀어 보이지만 제주시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는 저 건물에 반짝반짝 빛나는 캐스트 멤버들, 스타들이 채워지길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제주일보  webmaster@jejuil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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